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귤 Sep 27. 2020

소개팅에 긴장하지 않는 방법

겁 많은 인간 생존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를 기다리셨나요?


이번주에는 소개팅을 해봤습니다. 정말 소개팅이란 겁 많은 인간에겐 최고난도 레벨 아닐까요? 쌩판 모르는 사람이랑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면서 2시간을 같이 있다는 점이요. 게다가 만나는 목적도 정확하죠. 연인관계가 될지 말지 판단하는 것.


워후. 그래서 제가 이번주에 한번 해봤다는 거 아닙니까. 만나러 가는 그 길은 배도 안 고프고 오히려 빈 속에 얹힌 것만 같아요.

Photo by Valeriia Miller on Pexels.com


그래도 20대 초반에 했던 소개팅과 지금 하는 소개팅은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요. 세상 시선에서 보면 20대 소개팅보다 30대 소개팅이 더 무게감이 있지만, 저는 지금 소개팅은 깃털이라고 생각합니다. 20대때 소개팅은 왜이리 마음이 무거웠는지요.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가 죄지은 것 같고, 연락을 ‘끊을 때’에는 마치 스토커의 연락을 끊어내듯(그런 분은 한 명도 없었지만) 죄송합니다!!!! 보내고 차단했어요. 죄송합니다를 보낸 뒤 받게 될 답장이 무서웠어요. 어리숙했죠. 그땐 소개팅이 엄청 대단한 거라고 생각했나봐요. 전혀 아닌데.


그래서 제가 소개팅을 어떤 걸로 인식하고 있느냐. 어떻게 하면 소개팅 자리가 마음이 편해질 수 있느냐. 이 팁을 알려드릴게요. (이걸 읽는 분이 저같은 겁쟁이가 아니라면 이 팁의 하찮음에 콧방퀴가 피식 날 수 있어요. 방귀가 나와도 좋고요 ㄴㅇㄱ)

Photo by Mateusz Sau0142aciak on Pexels.com  


1. 나는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이 있는 지 탐험하러 간다


왜 소개팅 하면 연애만을 떠올려야 할까요?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세상 공부가 될 수도 있는걸요. 매일 한정된 사람들을 만나는 제게 새로운 인간상의 투입이 바로 소개팅이에요. 전에는 만나보지 못했던, 억지가 아니라면 어쩌면 평생 만나지 못할 사람을 한번 만나보고 오는 거죠. 세상 탐험의 한 방법입니다.



2. 나는 일을 하는 중이다. 인터뷰를 하러 가고있다. 오늘 반드시 아이템 하날 잡아내겠다


저는 직업상 인터뷰 할 일이 많아요. 아예 모르는 사람이랑 1:1로 대면해서 ‘친한척?’을 조금 하면서 ‘궁금한 걸’ 물어보는 거죠. 목적은 다를 뿐 상황은 똑같은 거 아닐까요? 약간의 친화력을 발휘해 궁금한 걸 물어보며 대화를 이어가는 것. 그게 소개팅이죠.



3. 친구랑 커피마신다


이건 목적만 까먹으면 아주 잘 할 수 있어요. 상대를 연애상대로 보지 않고, 그냥 친구라고 보면 되잖아요? 동호회에 나가면 쌩판모르는 친구와 같이 경험을 공유하며 놀죠. 그게 조금은 불편하지만 떨리거나 밥을 못먹을 정도로 설레진 않잖아요. 상대를 ‘연애상대’로 보지 않고 그냥 ‘친구로 알아간다’는 생각을 먹으면 긴장은 해소돼요.


네 말을 매우 번지르르하게 했죠? 저는 이 생각으로 마인드컨트롤을 하고 소개팅 자리에 나갔습니다.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를 배웠고, 매우 즐거웠습니다. 또 제 삶이 한 단계 레벨업했습니다. 

소개팅은 무섭지 않아요. 


권귤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tangerine.soo/


저는 제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저랑 맞는 사람을 꼭 찾아낼 거예요.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겁 많은 인간 생존기: ㅇㅇㅇㅇ를 만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