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랑하는 법
친해짐의 3단계가 있다.
1단계: 데면데면 좋은 말하는 관계
누군가를 만났다. 친해지고 싶다. 칭찬부터 한다.
“어머! 옷 너무 예뻐요” “어머 어쩜 그렇게 친절하세요?” “생각이 깊으시네요”
이 때 칭찬은 50%의 가능성을 보고 100%로 부풀리는 상태다. 왜 칭찬을 할까? 칭찬은 상대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가끔은 부담스럽게 해서 오히려 칭찬을 해 준 상대(=나)에게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기 때문일까.
칭찬을 해야 초면에 좋은 인상을 주고 친해질 수 있다는 건 만인이 동의한다.
2단계: 츤데레처럼 ‘당신을 좋아해’라는 악의 없는 장난을 치는 관계
그래 칭찬으로 친해졌다면 이젠 장난을 칠 차례다. 장난을 친다는 건 살짝의 무례도 웃음으로 넘길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 상태다. 이건 서로간의 암묵적인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데,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동의가 된 상태여야 한다. 그게 아닌데 시도했다간 자칫 한 사람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오늘 저-엉말 예쁘시네요(비꼬는 말투)ㅎㅎ” “이것도 안하고 지금까지 뭐했어” “정말 이러기야?ㅎㅎ” 싸우는 상황이 아니라면 이런 말은 ‘당신을 이만큼 좋아하고 신뢰해’라는 뜻이다.
(여담)
사실 외국에서 친구들을 만날 때, 관계발전에 이런 말투가 보이지 않는 사람이 많아 놀라곤 했다. 마음이 깨끗한 친구들은 보통 이런 장난을 안 친다. 그렇다 나는 … 마음이 깨끗하지 않은 자(인정)
3단계: 진짜 사랑을 말하는 관계
관계 발전이 되면 다시 1단계로 돌아간다. 진심을 진심대로 말해도 부끄럽지 않은 관계다. 우리 마음은 진짜임이 오랜 기간 확인된 거니까.
“당신을 사랑해” “당신은 멋져” “이렇게 해줘서 고마워” “내 잘못을 용서해줘 미안해”
관계는 깊어지고 사랑은 단단해진다.
이때는 장난을 칠 수 없냐고? 아니 당연히 칠 수 있다. 하지만 서로의 마음을 믿고 장난이 심해질 확률이 커지기에 조심해야 한다. 적반하장 상황이 생기는 걸 조심해야 한다.
A: “설거지도 안 해놓고 뭐야, 고마워할 줄을 몰라!”
B: “설거지 안 해놓은 게 왜 ‘고마워할 줄 모르는 것’으로 확대해석되는 거야? 나한테 해놓으라고 한 적 있어?”
A, B 그리고 주변 듣는 사람들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상황이다.
(옵션1) A는 사실 장난 반, 진심 반인 말이었다.
A: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당신과 가깝다는 생각에 이런 말을 한 건데) 왜 이렇게 날카롭게 반응해? 내말뜻을 몰라?”
더 큰 싸움으로 번진다.
(옵션2) B가 화를 참고 “미안하다”고 한다. B는 A를 점점 덜 사랑하게 된다.
3단계는 인생에 몇 명 없는 관계다. 정말 소중한 관계다. 이 사랑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진짜 사랑을 말해야 한다.
츤데레의 위험은 ‘부정적 어투’를 듣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아무리 오글거려도 따뜻한 말을 듣고 싶어하지, 차가운 말을 듣고싶어하진 않는다. 차가운 말을 듣는 순간, 그걸 듣는 사람들 마음도 차가워지고 굳어버린다. 집에 가고 싶다. 그런 말을 들으면.
오글거림을 견디는 게 진짜 사랑이다. 사랑은 사랑을 낳고, 비꼼은 자칫 역풍을 부른다.
나를 교육하는 글이었다. 사랑을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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