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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귤 Aug 07. 2016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고 죽자

내가 왜 퇴사했는데?


'어휴 이게 아닌데...'


일을 하면서 뇌리를 떠나지 않았던 말이다. 최근 이 문장이 머리를 맴돌았다. 이게 아닌데...


회사 생활하는 누구나 품을 수 있는 미련이기도 하다. 스물일곱. 아직은 무모해도 될 나이가 아닐까. 무모해도 될까. 당연히 된다, 미쳤냐 안된다, 뭐라고? 된다, 돌았구나 안된다, 어휴, 그래 된다. 돼!!!로 결론지었다.


그래서 지금은 ㅇㅇ다니는 권수연이라는 울타리를 치워버렸다. 지금은 그냥 권수연. 어떤 사람들이 보기엔 좀 걱정되는 권수연이 됐다. 허허.(괜찮아요. 저도 물론 제 걱정을 한답니다)








큰 맘먹고 회사를 나왔지만, (이런.)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채용공고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한 시간은 기본, 두세 시간을 넘길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하고 싶던 일이냐 물으면, 그건 또 아니다.



그래 딱 두 달만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지내자


내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그거다. 현실을 넘나 잘 파악한다. 넘나 현실적인 인간이라는 거지.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초반까지 어른들 말대로 살아온 그 줏대 없는 관성은 잘 깨지지가 않는다.


날 걱정하는 수많은 말이 맞을 수도 있다. 내 생각이 한낱 어린애 수준에 불과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충분하다. 


하지만 잠깐만, 내가 대체 뭘로 먹고살 수 있는지 살펴볼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나 자체'로 먹고사는 게 꿈인데, 이대로 가다가는 '회사 덕분에' 생계를 이어나가는 인간이 될까 봐서다. 권수연이기 때문에 입에 풀칠하는 거. 뭐 쉬울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쩝) 세상에 넘나 훌륭한 분들이 많다. 나는 허접이다.


줏대 없는 나를 위해 두 가지 계획을 세워줬다.


1. '뭐든지' 모임 하나 정기적으로 나가기(벌써 두려워. 그래도... 난 인간이니까 소통도 하고 살아야지)

2. 단편소설 하나 써보기(뭐 어때, 한번 사는 인생인데. 멋지지 않은 결과물이라도 하나 남기고 죽자)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왜 브런치에 올리냐고? 나 부끄러우라고 다. 벌써 부끄럽다...*-.-*

나를 드러내기 싫어하는 사람인데, 내 이름으로 먹고살려면 똥이든 된장이든 내가 누군지 세상에 알려야 하기에. 오늘도 부끄러운 손가락을 두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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