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워홀러가 사는 '셰어하우스의 실상'

동생 보고 들려주는 워홀 관찰기: 이상과 현실

by 권귤

캐나다 휴지 씨뤼(대도시 헷ㅋㅎ)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한다면 어떤 집에 살게 될까? 북미판 논스톱이 펼쳐지겠지?

나라짱언니 여전히 사랑해요.

논스톱을 얘기하면 어떡해. 나이가 탄로나잖아. 청춘시대로 하자.


청춘시대 같은 집에서 살 수 있을 거야. 그 안에서 룸메끼리 치고받고 싸우고, 또 서로 연애 고민도 나눌 거야. 집은 더 넓고 아기자기하겠지? 토론토잖아!

IE002012061_STD.jpg

그런데 말입니다, 선상님들. 이게 제 동생 방입니다. 토론토 다운타운에 사는 제 동생 방이요.

IMG_1611.jpg

침대 공간을 빼면 서 있을 곳도 부족합니다. 동생과 제가 둘 다 서있으면 옴짝달싹할 수 없지요. 요가매트 하나 깔 공간도 없습니다. 이 방이 한 달에 530 캐나다달러(46만 원)입니다. 이게 현실이죠.(동생 한 달 알바비는 다음 편에 공개하겠습니다)

IMG_0595 2.JPG 창문쪽에서 문쪽을 바라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제 동생이 사는 집은 토론토 다운타운 웰슬리(Wellesley) 역에 있습니다. 걸어가면 토론토 시청, 이튼센터, 토론토대학을 다 갈 수 있는 중심지죠.

동생 집은 거의 20층이 가까운 아파트입니다. 여기에 주인 언니 1명, 거실을 공유하는 룸메 1명, 그리고 동생 이렇게 셋이 삽니다. 아래 발그림처럼요.

IMG_2179.jpg 전직 설계학도 ㄱㅅㅇ이 긔릔 도면

동생이 사는 공간은 거실을 반으로 나눈 간이 방입니다. 콘크리트 벽 대신 커튼과 옷걸이, 옷장으로 칸막이를 만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거실이라 주방과도 훤히 연결되는데, 동생 방과 맞닿은 주방은 가림막으로 쳐놨습니다. 요리하면 냄새가 고스란히 들어온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지요.

IMG_1612.jpg

이야기 나온 김에 냉장고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냉장실은 세 칸으로 돼 있는데, 제 동생은 맨 위칸을 씁니다. 가장 좁은 칸이죠. 아무래도 제 동생이 집주인이 아닐뿐더러 가장 어려서 이런 곳을 차지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웬만한 건 다 들어갑니다. 다행입죠.

IMG_1613.jpg

아래가 주방 옆 신발장입니다. 저 문이 바로 현관문이죠. 여긴 서양이니까 신발 벗고 사는 집 아닌 건 아시죠? 그래도 우린 코리안이니 실내화로 갈아신습니다. 전 동생 쪼리를 빌려신었습니다.

IMG_1614.jpg

양말 신고 쪼리 신어서 레알 나막신 됐습니다. 선상님들~~ 집안에서 쪼리는 금물입니다. 양말 가운데 다 헤집디다. 예쁜 양말은 비싼 거 아시죠 형님덜?

화장실은 말로만 설명드리겠습니다. 여자 셋이 쓰는 화장실을 어떻게 사진으로 공개합니까요. 프라이버시가 있잖습니까.


화장실에는 샤워 욕조, 변기, 세면대가 있습니다. 욕조 옆 선반은 꼼꼼하게 셋으로 나눠 샴푸, 바디샤워를 올려놨습니다. 벽에 고리도 세 개 있습니다. 각자 자기 샤워볼을 걸어두죠.


휴지도 따로 씁니다. 세 칸짜리 플라스틱 서랍을 주인님이 가져다 두셨습니다. 제 동생은 가운데 서랍에 휴지를 넣어두고 용변을 본 뒤 서랍을 열어 깔끔하게 뒤처리합니다.


세면대도 마찬가지. 각자 컵에 자기 칫솔, 치약을 꼽아뒀습니다. 세면도구도 각자 올려뒀죠. 작은 것 하나에도 질서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빨래는 대체 어디서 하느냐. 집 안엔 없습니다. 1층으로 가야 하죠. 자 그럼 1층으로 가기 전에 엘리베이터를 타 봅시다.


엘베를 왜 타야 하느냐. 이걸 보여드리고 싶어서요. 이 건물 엘베는 몹시 꾸졌(??)습니다. 버튼을 누른 게 티가 나지 않을뿐더러, 영상처럼 무슨 게임하듯 파파 파파팍 눌러주지 않으면 엘베가 움직이지 않습니다.

자 이제 1층에 왔습니다. 저기 팀홀튼 알바생(워홀러, 아니 자칭 외노자...) Joy가 빨래세제를 넣고 있군요. 대견합니다. 한국에서는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빨래입니다. 역시 외국 정도 나가 도와줄 사람이 없어야만 애가 으른이 되나 봅니다.

IMG_0598 2.jpg


그래서 동생은 행복하냐고요? 행복하답니다. 이 집을 찾는 여정은 쉽지 않았거든요.


5월 토론토에 올 때, 동생은 미리 집을 찾지 않고 무작정 이 도시에 발을 들였습니다. 일주일 동안은 에어비앤비에서 묵으면서 집을 알아봤죠.

IMG_2181.JPG 에어비앤비에 있던 강쥐쓰

집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한국 워홀러라면 모두 알만 한 핀치(Finch) 역 근처에 집을 구했습니다. 한국인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의 거대한 저택 2층 방이었죠. 그 방은 지금 한국에 있는 우리 집 거실만했습니다. 지금 동생이 사는 간이 방의 2.5배는 돼 보였습니다. 가격은 한 달에 600 캐나다 달러(52만 원).

IMG_2183.JPG 이런 동네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째,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가 지나치게 깐깐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점. 둘째, 어학원이든 아르바이트든 다운타운으로 가야 하는데 버스, 지하철을 갈아타고 40분은 족히 걸렸다는 점이죠.

IMG_2184.JPG 월마트에서 휴지 사는 것도 먼 길

아무래도 경기도러라 40분 걸려 서울 가는 거나, 40분 걸려 다운타운 가는 거나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서울 출퇴근, 등하교하는 경기도러 린정?) 그런데 밤늦게 집에 돌아올 때면 아무래도 무서웠답니다. 동네가 깜깜하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20년 넘게 산 한국은 동네 분위기를 대충 아니까 일찐 출몰지역은 피해 다닙니다. 그런데 갓 토론토에 도착한다면 말이죠 어디서 일찐을 만날지 모르고, 또 누가 마약중독자인지 모르니까요. 자칫하다간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달 살다 나와 지금 집을 찾았습니다.

IMG_2187.JPG

지금 사는 곳은 언제나 저렇게 시끌벅적합니다. 아무래도 대도시라 이벤트를 하는 장소가 많죠. 얼마 전 아이폰 8이 나왔을 때, 동생이 먼저 체험해보고 만져보는데... 부러움에 치가 떨리더랍니다.


그래도 여전히 동생은 여전히 고민하더랍니다. 룸메, 아니 거실메와의 미묘한 입장 차이. 인간관계는 어디든 다 어렵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팀홀튼(토론토 대표적 커피앤도넛 집) 알바생 동생의 월급을 낱낱이 파헤쳐드리겠습니다.


*소심한 관종*을 소개합니다.

ㄱㅅㅇ의 사생활 -> https://www.instagram.com/soooyeon.kwon/

ㄱㅅㅇ의 포트폴리오 -> https://www.facebook.com/kwonsuyeon

ㄱㅅㅇ의 병맛 -> https://twitter.com/soooyeon_k


비즈니스 및 모든 문의 -> kwonsuyeon@naver.com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