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보고 들려주는 워홀 관찰기: 이상과 현실
캐나다 휴지 씨뤼(대도시 헷ㅋㅎ)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한다면 어떤 집에 살게 될까? 북미판 논스톱이 펼쳐지겠지?
논스톱을 얘기하면 어떡해. 나이가 탄로나잖아. 청춘시대로 하자.
청춘시대 같은 집에서 살 수 있을 거야. 그 안에서 룸메끼리 치고받고 싸우고, 또 서로 연애 고민도 나눌 거야. 집은 더 넓고 아기자기하겠지? 토론토잖아!
침대 공간을 빼면 서 있을 곳도 부족합니다. 동생과 제가 둘 다 서있으면 옴짝달싹할 수 없지요. 요가매트 하나 깔 공간도 없습니다. 이 방이 한 달에 530 캐나다달러(46만 원)입니다. 이게 현실이죠.(동생 한 달 알바비는 다음 편에 공개하겠습니다)
제 동생이 사는 집은 토론토 다운타운 웰슬리(Wellesley) 역에 있습니다. 걸어가면 토론토 시청, 이튼센터, 토론토대학을 다 갈 수 있는 중심지죠.
동생 집은 거의 20층이 가까운 아파트입니다. 여기에 주인 언니 1명, 거실을 공유하는 룸메 1명, 그리고 동생 이렇게 셋이 삽니다. 아래 발그림처럼요.
동생이 사는 공간은 거실을 반으로 나눈 간이 방입니다. 콘크리트 벽 대신 커튼과 옷걸이, 옷장으로 칸막이를 만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거실이라 주방과도 훤히 연결되는데, 동생 방과 맞닿은 주방은 가림막으로 쳐놨습니다. 요리하면 냄새가 고스란히 들어온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지요.
이야기 나온 김에 냉장고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냉장실은 세 칸으로 돼 있는데, 제 동생은 맨 위칸을 씁니다. 가장 좁은 칸이죠. 아무래도 제 동생이 집주인이 아닐뿐더러 가장 어려서 이런 곳을 차지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웬만한 건 다 들어갑니다. 다행입죠.
아래가 주방 옆 신발장입니다. 저 문이 바로 현관문이죠. 여긴 서양이니까 신발 벗고 사는 집 아닌 건 아시죠? 그래도 우린 코리안이니 실내화로 갈아신습니다. 전 동생 쪼리를 빌려신었습니다.
양말 신고 쪼리 신어서 레알 나막신 됐습니다. 선상님들~~ 집안에서 쪼리는 금물입니다. 양말 가운데 다 헤집디다. 예쁜 양말은 비싼 거 아시죠 형님덜?
화장실은 말로만 설명드리겠습니다. 여자 셋이 쓰는 화장실을 어떻게 사진으로 공개합니까요. 프라이버시가 있잖습니까.
화장실에는 샤워 욕조, 변기, 세면대가 있습니다. 욕조 옆 선반은 꼼꼼하게 셋으로 나눠 샴푸, 바디샤워를 올려놨습니다. 벽에 고리도 세 개 있습니다. 각자 자기 샤워볼을 걸어두죠.
휴지도 따로 씁니다. 세 칸짜리 플라스틱 서랍을 주인님이 가져다 두셨습니다. 제 동생은 가운데 서랍에 휴지를 넣어두고 용변을 본 뒤 서랍을 열어 깔끔하게 뒤처리합니다.
세면대도 마찬가지. 각자 컵에 자기 칫솔, 치약을 꼽아뒀습니다. 세면도구도 각자 올려뒀죠. 작은 것 하나에도 질서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빨래는 대체 어디서 하느냐. 집 안엔 없습니다. 1층으로 가야 하죠. 자 그럼 1층으로 가기 전에 엘리베이터를 타 봅시다.
엘베를 왜 타야 하느냐. 이걸 보여드리고 싶어서요. 이 건물 엘베는 몹시 꾸졌(??)습니다. 버튼을 누른 게 티가 나지 않을뿐더러, 영상처럼 무슨 게임하듯 파파 파파팍 눌러주지 않으면 엘베가 움직이지 않습니다.
자 이제 1층에 왔습니다. 저기 팀홀튼 알바생(워홀러, 아니 자칭 외노자...) Joy가 빨래세제를 넣고 있군요. 대견합니다. 한국에서는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빨래입니다. 역시 외국 정도 나가 도와줄 사람이 없어야만 애가 으른이 되나 봅니다.
5월 토론토에 올 때, 동생은 미리 집을 찾지 않고 무작정 이 도시에 발을 들였습니다. 일주일 동안은 에어비앤비에서 묵으면서 집을 알아봤죠.
집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한국 워홀러라면 모두 알만 한 핀치(Finch) 역 근처에 집을 구했습니다. 한국인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의 거대한 저택 2층 방이었죠. 그 방은 지금 한국에 있는 우리 집 거실만했습니다. 지금 동생이 사는 간이 방의 2.5배는 돼 보였습니다. 가격은 한 달에 600 캐나다 달러(52만 원).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째,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가 지나치게 깐깐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점. 둘째, 어학원이든 아르바이트든 다운타운으로 가야 하는데 버스, 지하철을 갈아타고 40분은 족히 걸렸다는 점이죠.
아무래도 경기도러라 40분 걸려 서울 가는 거나, 40분 걸려 다운타운 가는 거나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서울 출퇴근, 등하교하는 경기도러 린정?) 그런데 밤늦게 집에 돌아올 때면 아무래도 무서웠답니다. 동네가 깜깜하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20년 넘게 산 한국은 동네 분위기를 대충 아니까 일찐 출몰지역은 피해 다닙니다. 그런데 갓 토론토에 도착한다면 말이죠 어디서 일찐을 만날지 모르고, 또 누가 마약중독자인지 모르니까요. 자칫하다간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달 살다 나와 지금 집을 찾았습니다.
지금 사는 곳은 언제나 저렇게 시끌벅적합니다. 아무래도 대도시라 이벤트를 하는 장소가 많죠. 얼마 전 아이폰 8이 나왔을 때, 동생이 먼저 체험해보고 만져보는데... 부러움에 치가 떨리더랍니다.
그래도 여전히 동생은 여전히 고민하더랍니다. 룸메, 아니 거실메와의 미묘한 입장 차이. 인간관계는 어디든 다 어렵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팀홀튼(토론토 대표적 커피앤도넛 집) 알바생 동생의 월급을 낱낱이 파헤쳐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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