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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혜 Jul 17. 2023

금쪽같은 내 새끼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금요일 밤 오은영 선생님의 금쪽 처방을 기다리는 애청자들이 많다. 놀이치료실에서 상담전화를 받으면 "금쪽같은 내 새끼 00화에 나오는 아이와 비슷해요"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매주 챙겨보지는 않지만 기사도 자주 나오고, 00화에 나오는 아이와 비슷하다고 하면 찾아 보기도 한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방송을 보기 힘들어 지고 있다. 오은영 선생님의 금쪽처방이 나오기 전까지 아이의 생활을 보여주는 장면을 바라볼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가 있다. 또 근래에 들어 이런 저런 불편한 점이 생긴다. 과한 편집에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고역대급 금쪽이라는 수식어를 붙힌 기사가 불편하기도 하다. 그 중 가장 불편한 점은 바로 "사람들의 시선" 이다. 기사의 댓글을 보면 "저런 아이는 때려야 말을 듣는데...." "매가 답이다. 나에게 맡겨주면 3일만에 착한 아이로 만들어 주겠다" "왜 애를 저렇게 키우냐" "나오는 애들을 보면 혈압이 오른다" "부모가 잘못이다" 등의 부모의 양육방식에 대한 과한 지적과 때려줘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의 말이 많다.


놀이치료사로써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세 가지를 부탁하고 싶다.


첫 번째는, 조금은 너그러운 시선으로 보길 부탁한다. 전국에 얼굴이 알려지고 우리집이 알려지는 것은 정말 큰 결심을 하고 촬영에 임하는 것이다.  누구도 아이가 금쪽이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 그들의 힘듦과 어려움을 마주할 너그러움이 없다면 보지 않는 쪽을 택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평가의 말을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모의 양육에 대한 지적" "아이에 대한 부정적인 말" "때리면 해결 된다는 기승전 매" 등의 말을 남기지 말자. 안타까운 마음을 화로 표현하지 말자.  응원의 말을 할 것이 아니라면 그냥 보자. 마지막 부탁은 금쪽이가 받은 금쪽 처방을 우리아이에게 적용하지 말자. 분명 오은영 선생님의 조언은 육아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금쪽처방은 그 아이를 위한 처방이지 내 아이를 위한 처방이 아니다. 내 아이의 양육에 대한 도움을 받고 싶다면 내 아이를 본 전문가의 의견을 듣길 추천한다. 심지어 방송을 보고 "금쪽이 보니까 우리아이도 ADHD 인거 같아요" "저희 아이가 선택적 함묵증이에요" 라고 스스로 진단까지 해서 상담문의를 하곤한다. 진단은 그렇게 쉽게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처음과 달리 점점 화내면서 보는 프로그램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역대급 금쪽이" 라는 수식어로 자극하는 것도 안타깝다. 금쪽처방을 무분별하게 따라해서 육아의 길이 산으로 가는 것도 안타깝다. 오늘은 어떤 놀라운 금쪽이가 나올까 하는 이상해진 기대감도 안타깝다.  


우리 모두 아이를 잘 기르고 싶다. 방송보고 책 보고 아이를 이해하기 보다는 먼저 아이를 보았으면 좋겠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마음을 맞추자.  놀기도 하고 대화도 하면서 아이를 보고 그 후에 정보를 봤으면 좋겠다.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에서 부터 "금쪽같은 내 새끼" 까지 육아정보가 넘처나는 세상이다. 넘처나는 정보로 부모와 아이들이 고생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 중 좋은 정보, 맞는 정보를 잘 골라서 따라야 한다. 아이를 이해하는데 TV 정보보다는 쌔쌔쌔가 더 필요한 순간도 있다.


우리 아이는 방송에 없다. 내 옆에 있다.  앞의 TV보다 옆의 아이를 보자.  


덧붙이는 말 - 방송을 제작하는 분들이 이 글을 볼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남겨본다.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전국의 부모와 아이들도 중요하잖아요. 너무 자극적인 소재와 편집 보다는 흔한 어려움으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송도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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