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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ji, 태평양 한가운데(1)

Nadi

피지는 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장 큰 본 섬의 수도 수바 정반대에 위치한 도시가 "나디"이다

발리에서 출발해 오클랜드를 거쳐 피지 섬, 나디에 도착한 후 예약해 둔 호스텔로 향했다.

우리가 숙소를 호스텔로 정한 이유는, 반년의 여행을 계획하면서 예산도 생각해야 했고

또 가끔은 아직 조금이나마 남은 젊음의 불씨를 살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호텔보다는 좀 더 젊은 백패커들이 많이 묶을 곳에 짐을 풀고 싶었다.

호스텔 체크 인


우리가 묶었던 방


호스텔 앞 해변가 풍경


호스텔에 도착해 방에 짐을 두고 바로 앞 해변으로 나왔다. 병맥주를 하나 사서 해변가 의자에 걸터앉아 남편과 도착 축하 건배를 했다. 기분이 정말 좋고, 내가 정말 이 곳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가득 찼다. 하늘이 너무 예뻐 사진을 계속 찍었다.


체크인을 하고 나서 직원이 친절하게 우리를 방으로 안내해주며 "카바"라는 술을 아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스페인의 스파클링 와인 "Cava"는 안다고 말했더니 그는 웃으며 그 술을 말하는 게 아니라며 이곳의 전통술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이따가 저녁 7시에 다들 모여 마실 건데 꼭 오라고 했고 우리는 당연히 흔쾌히 가겠다고 답했다.

카바라는 이 전통주는 참 애매한 맛이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모이고 그 직원은 작은 대야 같은 그릇에 가루(어떤 나무의 뿌리를 갈은)를 물에 풀었다. 코코넛 껍질로 만든 그릇으로 언뜻 막걸리 비슷한 카바를 푼 후 마시기 전에 "불라" (피지의 인사말)를 외치고 그릇을 비우는 것이라고 말해주며 직접 시범을 보였다. 맛은 좀 생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간 치약 비스무레 한 맛이었다. 이 술 계속 마시면 자기도 모르게 취해 마취가 된 느낌을 느낀다고 한다.


이 곳에는 생각했던 것과 같이 젊은이들이 많이 묶고 있었다. 마침 이 곳에서 4주 동안 여행겸 자원봉사로 와 있던 미국 여학생들이 일정을 끝내는 마지막 날이었다. 우린 자연스럽게 같이 파티를 즐겼고 그들은 정말 마지막 밤을 보내고 싶지 않은 듯했다. 게다가 우리 같이 오늘 새로 도착한 유럽 젊은 남정네들이 같이 합류를 하면서 분위기는 절정에 올랐다. 술과 밤이 만나 분위기가 무르익자 그들은 바다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특별히 수영복을 입을 필요가 없었다. 그냥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던 것 같다. 입었던 옷들을 훌훌 벗고 바다로 하나 둘 뛰어들고, 나만 남아 놀란 마음으로, 한편으로는 저 용기가 부러운 마음으로 다보고 있었다. 다들 나보고 얼른 들어오라고 소리쳤다. 거의 하마터면 행동으로 옮길 뻔했다. 하지만 술이 덜 취했는지 아쉽게도 이성이 앞섰다. 차마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고 그들을 남겨두고 나와 남편은 숙소로 돌아갔다. 남편이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해변으로 가자고 했다.

우리는 거기서 둘만의 프라이빗 바다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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