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sawa-Islands
나와 남편은 그 전날 밤에서 얻은 숙취를 참아가며 간신히 다른 섬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아침 일찍 부둣가로 향했다. 우리는 뭔가 남들이 안 가볼 것 같은 곳을 찾아 경험하고 싶었기에 부킹닷컴에서 찾아낸 맨 위 끝쪽 섬 야사와에 있는 Basecamp를 방문해보기로 계획했다.
마침 배는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는 사정이 생겨, 거의 2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일단 근처에서 커피와 바나나 조각 케이크로 해장을 했다. 뜻밖의 맛있는 커피 맛에 놀랐다.
드디어 기다리던 배가 도착하고 일단 화물들을 모두 싣는다. 음식재료들, 새로 세탁된 침구류들, 음료수 상자들...... 아마도 섬에 사는 주민들과 숙박업체를 찾는 손님들을 위한 것이리라. 저렇게 짐을 많이 싣고 나면 사람들은 어디에 타나,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물론 그들이 다 잘 알아서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배를 타고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작은 배로 바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달린다는 것은 마치 거대하고 끝도 없는 바다와 한바탕 맞짱을 뜨겠다는 것 같이 느껴졌다. 바다의 울렁거림은 우리가 탄 작은 배에 계속 벽과 부딪히며 나아가는 듯한 충격을 선사했다. 가끔은 정말 겁이 날 정도로 파도가 거칠게 우리가 탄 배를 후려쳤다. 우리는 점점 멀미와 두통의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한 여자아이는 겁에 질려 엄청 울어댔다. 난 안 되겠다 싶어 배낭을 배고 누워버렸다. 다행히 난 탈 것 안에서 잠을 잘 자는 체질이다. 그냥 자버렸다.
세 시간을 그렇게 달려 어느덧 섬 근처에 다다랐고 어떻게 서로 연락이 되었는지 이미 작은 통통배가 우리를 데리러 마중 나와 바다 한가운데서 기다리고 있었다.
도착해 짐을 풀고 섬과 시설 이용, 서비스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받았다. 여기서는 모두가 한 가족과 같으니 가족이라고 부르겠다고 한다. 뭐 가족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말로 다들 매우 친절하고 상냥했다. 그 베이스캠프에는 체코에서 왔다는 한 젊은 커플이 머물고 있었다. 그들은 싱가포르에서 1년을 살고 다시 체코로 돌아가는 길에 호주에서 한 달을 여행했고 이 곳이 마지막 여행지라고 했다. 친절하고 쿨한 사람들이었다.
그곳은 온통 자연에 둘러싸인 곳으로 우리에게 매우 맘에 들었지만 첫날부터 밤에는 모기, 낮에는 개미들과 싸움을 시작해야 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이었고 잘 견뎌내리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