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를 떠나며
우리가 Yasawa 섬에 오기 전부터 이미 와있던 체코에서 온 부부는 우리가 섬을 떠나기 2일 전에 떠났다.
떠나는 배에 오르기 전 다들 잠시나마 송별의 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이 섬에 도착했을 때 환영의 노래를 해주었던 것과 같이, 직원들은 환송의 노래를 불러주었다. 슬프지 않은 즐거운 가락이었다. 이런 섬사람들의 가락은 항상 슬프거나 처지지 않고 잔잔하면서도 즐겁고 흥이 난다. 왠지는... 함부로 추측하기 어렵겠다.
나도 왠지 약간 섭섭했다. 오래 알지는 않았지만, 세계 이곳저곳을 경험해서 그런지 마인드가 열려있는 친절한 젊은 부부였다. 배 타러 나가는 곳까지 모두들 배웅했다.
아직까지도 우린 서로 SNS에서 뭐하고 지내는지 가끔 소식을 전하곤 한다.
참, 우리 뒤에 도착했던 독일 커플과도 아직도 연락하고 지낸다. 물론 SNS 통해서지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너무나 안타깝게도 그 커플은 얼마 전 헤어졌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우리는 너무 놀라고 슬펐다. 왜냐면 그때 그 남자 친구가 한 말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내 인생에서 내가 가장 잘한 일은 이 여자를 만난 거"라고.
우리가 이틀 뒤 그 섬을 떠났을 때 그들도 우리를 배웅해 주었었다. 그리고 그들은 1년이나 계속해서 여행했다. 그 모든 추억들을 뒤로하고 헤어져야 했을 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터이다.
우리는 Yasawa 섬을 떠나 다음의 목적지인 페루, 리마를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다시 나디로 돌아왔다.
비행시간 때문에 우린 다시 그 호스텔에서 다시 하룻밤을 머물렀다.
도착해서 오후에는 버스를 타고 나디 시내로 나가 길거리와 시장을 둘러보았다.
쌓여있는 코코넛들과 이름을 잊어버린 뿌리채소
우리는 피지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요트가 많이 떠있던 나디의 세련된 분위기의 한 항구에서 맥주를 마시고 생선요리를 먹으며 마감했다. 이제 오늘 밤 리마로 향할 부푼 기대를 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