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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길리's(1)

길리 에어(Gili Air)

발리에서 배를 타고 길리섬으로 향했다. 길리섬들은 인도네시아 롬복에 속하는 작은 3개의 섬들이다.

배는 여행객들을 길리 트라왕간-길리 메노-길리 에어에 차례로 내려준다.

워낙 여행하는 사람들로 붐비므로 내리는 곳을 헷갈리지 않도록 도착 섬 이름이 쓰인 스티커를 받은 여행객들은 모두들 그 스티커를 가슴팍과 자신의 가방이나 배낭에 붙이고들 있다.

왠지 같은 목적지의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반갑다. 너도 나와 같은 섬을 선택했구나, 여행기간 중 혹시 한 번쯤은 마주칠 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여행자만이 느끼는 동질감과 기대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선착장 서비스가 나쁘지 않았다. 배를 탈 땐 무거운 배낭도 들어서 따로 실어주었다. 난 내 몸만 잘 실으면 되었다. 내릴 때도 붙여진 스티커의 목적지대로 내 배낭도 내려주었다. 물론 실수라는 건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잘 확인해야 할 것이다.   


길리 에어 섬. 섬이 작아 한눈에 보인다
우리가 예약해 둔 호텔. 방갈로식 방들과 아파트식 방들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 마주한 길리 에어의 해변 광경


이 곳은 파도가 거의 없었다. 아주 잔잔한 해변. 몹시 평화로웠다. 패들보드 타기 적합한 바닷가.

물의 빛깔과 주변의 평안한 모습들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조금 후 순식간에 갑자기 찾아든 먹구름은 날 감동시켰다. 비가 쏟아질 때까지 계속 사진을 찍어대며 감상했다. 이렇게 장렬하고 멋있는 먹구름의 진행을 아무런 걱정이나 스트레스 없이 보는 것은 내 기억엔 처음이라 뭔가 짜릿한 카타르시스 비슷한 것마저 느껴졌다.

순식간에 먹구름이 몰려들었다.

 

전혀 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사진이다.


섬 길리 에어엔 별 것이 없다. 몇 개의 호텔, 호스텔 등의 여러 형태의 숙박시설들과 정말 제대로 여러 가지 커피를 만들어주는 카페 하나(내가 차마 찾아내지 못한 곳들이 있을 수는 있다), 호텔에 딸린, 혹은 그렇지 않은 몇몇의 음식점들, 간혹 수영복이나 기념품 등 이런저런 물건들을 파는 곳들 말고는......

해변가에는 물론 바(Bar)들이 가끔 있다. 아주 간단하고 소박한 바. 바에 둘러앉아 Bintang(맥주)을 한 병씩 앞에 두고 두런두런 얘기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들 내일 어떤 중요한 약속이나 일찍 일어나서 해야 할 일들은 없어 보인다.


적당히 조용한 곳이라는 리뷰를 읽고 길리 에어를 선택했는데 생각했던 것과 맞아떨어졌다.

너무 썰렁하지도 않고, 많이 붐비지도 않았다. (물론 우리는 비수기에 방문했다.) 

길리 메노는 더 조용하다던데 다음엔 그곳을 방문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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