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ote"
이크 발람 유적지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다음 여정인 ‘쎄노테’로 향했다.
그곳은 천연으로 만들어진 동굴과 큰 우물로 아직도 이곳의 물을 현지인들은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가이드는 전했다.
그래서 이곳에 들어가기 전에는 샤워를 해야 하고, 그들의 생활방식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절대 더럽혀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이렇게 말하는 그가 특별히 타 문화를 아끼는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는 퀘벡에서 건너온 아직 젊디 젊은 청년으로 멕시코 여자와 결혼해 그곳에 정착한 사람이라 그들의 문화를 아끼고 싶은 마음이 더 절실했다 여겨지기도 한다.
그곳에는 높은 곳에서 줄을 타고 직접 동굴로 내려갈 수 있는 시설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겁이 많은 남편이나 나는 그걸 시도해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신 우리는 계단을 이용해 내려가 잠깐 수영을 즐겼는데 물의 온도가 너무 차갑다 보니 오래 있을 수도 없었고, 또 왠지 겁이 나기도 했었다는 솔직한 심정을 전한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것도 그렇고, 성스럽다는 이곳에서 수영을 즐긴다는 것도 그렇고, 뭔지 모를 으스스한 분위기에 도무지 맘이 놓이지 않았던 거였다!
그래서 남편과 나는 옷을 갈아입고 대신 주변을 구경하기로 했다.
점심을 먹었던 곳으로 가 보니 그곳에는 멕시코 전통의상을 입은 귀여운 소녀 두 명이 여성들에게만 꽃을 나눠주고 있었는데, 그들의 모습이 어찌나 천진해 보이던지 양해를 구하고 난 그들의 순박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렇게 현지 관광을 하고 저녁 어스름해질 무렵 우리는 피곤하고 배고픈 몸을 이끌고 호텔로 돌아왔다.
작은 버스로 이동하다 보니 더욱 피곤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차량 이동만 몇 시간이니 나중에는 빨리 호텔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눕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그리고 배도 많이 고프고 호텔의 맛난 음식들이 눈에 아른아른하기도 했고~
그날의 저녁식사는 미리 예약해 둔 멕시컨 레스토랑에서 했는데, 이전까지 난 내가 멕시코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왜냐면 내가 알고 있던 멕시코 음식이라곤 고작해야 타코나 토틸라 뭐 이런 것뿐이었으니까.
그런데 막상 멕시컨 레스토랑에서 정식 멕시코 음식을 먹어보니 내가 알고 있던 음식은 음식도 아니었다!(미안하게도 말이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맛난 멕시코 음식이 있었다니!~ 감탄하면서 난 그 음식들을 먹었다.
그리고 멕시코의 매력을 새삼 발견해 냈으니 다음번에 꼭 한 번 부모님과 동생과 함께 이곳을 다시 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물론 가능하다면 우리 가족 모두 이곳을 찾아 실컷 먹고 떠들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생각도 간절했지만….
이렇게 또 하루가 가버렸고 이제 고작 남은 날이라곤 단 이틀.
시간의 흐름이 그저 마냥 안타까울 따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