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라고 굳이 멀리 갈 필요 있을까? 3편 ‘몬트리올 관광객 놀이’
남편과 지나치게 긴 몬트리올의 겨울을 나기 위한 방책 중 하나로 알랭 드 보통의 책 '여행의
기술'에 나온 방법을 써보기로 작정했다.
참, 그전에 그 책에 나온 방법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을 좀 해야겠는데...
사비에르 드 메스트르라는 프랑스 소설가의 “나의 침실 여행”이라는 책을 인용해 새로운 눈으로 사물을 보기를 노력하고 습관화된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통해 자기 주변의 일상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경험,
즉, 굳이 우리가 먼 곳으로 눈을 돌리지 않아도 여행의 목적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걸 알랭 드 보통은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 마음을 열고 보려고 한다면 우리 주변에서도 우리는 충분히 우리 안의 신성함이나 자연의 숭고함,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여행은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마음가짐이 관건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몬트리올을 마치 여행자의 시선과 태도를 가지고 새롭게 바라보는 것도 재미날 듯 해 남편과 나는 몬트리올 시내를 낯설게 바라보고 곳곳을 새로운 시선으로 탐구하면서 하루를 보내기로 결정한 거다.
그러다 보니 몬트리올의 유명 명소인 '성요셉 성당'의 그 앙드레 수사님이 시내에 계신다는 것도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동시대적인 건물과 오래된 건물이 공존하는 모습은 늘 내게 아련한 향수와 함께 시간이란 개념을 재확인시킨다는 것도 재발견하게 됐다!
어디 그뿐인가? 캐나다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베이 백화점, ' 불어로는 '라 베'(La Baie) 백화점에 뉴욕에서 봤던 유명 장난감 집 'FAO Schwarz'가 입점해 있다는 것도 그날 처음 알게 됐다.
또, 우리의 제품 '닥터 자르트'가 이곳 화장품 매장 세포라(Sephora)에 진열돼 있어 깜짝 놀라 사진을 찍은 다음 궁금해 관계자에게 물어봤더니 입점된 지가 벌써 한 달이 넘었다고 했다.
'통 시내를 돌아다니지 않으니 이렇게 소식에 더디게 되는구먼!~' 하면서 약간의 자책을 또 해봤다.
그러다 마지막에 들르게 된 '이튼센터'에서 이곳에선 꽤나 유명한, 크리스마스 때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다운타운에서 가장 높은 크리스마스트리까지 구경할 수 있었다.
이로써 새로운 시선과 섬세함을 장착하면 늘 보던 것도 재발견할 수 있다는 걸 몸소 겪게 된 셈이다.
고로 그날은 춥다는 것도 어느 정도 잊고 관광객 놀이에 취해 흔쾌함으로 빛났던 하루였다고 남편과 합의했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믿고 있다.
아마 이번 겨울에도 우린 또 관광객 놀이를 시도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