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많이 닮은 <뮤지엄 산>
파크로쉬에서의 마지막 날.
일찍 일어나 혼자 사우나를 다녀오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조금 늦잠을 자버렸다.
해서 동생과 '숙암명상'만 참석한 후 체크아웃을 준비했다.
그날 일정은 이랬다.
작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놓쳤던 '뮤지엄 산'을 방문하고, 근처 맛집에서 맛난 점심을 먹고 집으로 귀가하는 것.
여유롭게 체크아웃을 마치고 우린 원주로 향했다.
예전에 오크밸리에 가끔 간 적이 있는데, 뮤지엄 산 주소를 보면 오크밸리 2길로 돼 있다.
오크밸리와 연관이 있는 듯보이고, 골프장 혹은 그 근처를 계발해 뮤지엄으로 만든 게 아닌가 싶었다.
뭐가 됐든 유명한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건축한 유명한 공간을 만난다는 설렘으로 그곳을 방문한 첫인상은 '뮤지엄 산'은 자연을 많이 닮아 있다는 거였다.
나지막한 건물도 그렇고, 콘크리트와 물, 돌, 바람길, 빛, 모든 게 자연 그 자체였다.
직선과 곡선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것도 좋았고, 역시!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평일임에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방문 중이었고, 우리도 그들과 어우러져 자연을, 조각을, 미술을 감상했다.
아니, 어쩌면 공간을 감상하고 있다는 말이 더 어울릴 듯!
추석 연휴 전에 그곳을 방문한 것 또한 신의 한 수가 분명해 보였다.
순서에 따라 웰컴센터->플라워가든->워터가든->뮤지엄 본관으로 향하면서 우리 가족은 감탄을 이어갔다.
아직 단풍이 본격적으로 들진 않았지만 여름과 가을 중간 그 어디쯤에 있는 자연은 충분히 아름다웠고, 낮은 건축물과 물, 돌 같은 자연요소는 심적인 안정감을 선사했다.
우린 조각공원과 명상 공간을 놓쳤다가 돌아나오는 길에 발견했는데, 그 또한 좋았다.
스톤가든에 이르렀을 때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단 인상을 받았는데, 후에 알아보니 역시나 신라고분을 모티브로 한 걸로 돼 있었고, 본관에서는 종이로 완성된 다양한 공예품과 종이의 역사, 한솔제지에서 제공하는 '상자 속에 담긴 마음'이란 주제의 체험존까지 많은 걸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눈과 마음에 귀한 걸 실컷 담고 우리는 아트숍에서 대관령 우유로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을 주문해 먹은 후 그곳을 떠나왔다.
원래는 원주 맛집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시장기가 발동해 우린 근처에서 간단하게 국밥과 국수로 끼니를 때웠고, 식사 후 바로 귀가했다.
그렇게 4박 5일의 강원도 여행이 막을 내렸다.
지나고 보니 <파크로쉬 리조트 앤 웰니스>나 <뮤지엄 산>이나 자연을 모티브로 한 공간이었고, 두 공간 모두 제대로 된 쉼과 안정감, 여유, 명상,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아름다움을 선사했던 근사한 장소가 확실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