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컨셉의 햄버거 가게'
남편이 며칠 전 맛집 하나를 발견했다고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
"그래?"
나 역시 새로운 자극(?)에 강하게 반응하며 외쳤다.
"근데 당신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지도..."
말끝을 흐리는 남편에게 난 강하게 부정했다.
"그럴 리가! 어떤 곳인데?"
"... 햄버거 가게..."
난 사실 햄버거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남편은 햄버거 킬러다!
물론 날 만난 후론 별로 햄버거를 즐기지 못한 게 사실이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간 나 때문에 좋아하는 걸 즐기지 못한 남편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있고, 또 아픈 후 부쩍 먹는 것에 탐닉하게 된 남편을 위해 난 또 한 번 강하게 부정했다.
"난 어떤 음식이든 상관없어! 당신이 좋아하잖아!"
그렇게 해서 우린 그곳을 방문하게 됐다.
원래는 예상치 못한, 평균 온도를 훌쩍 뛰어넘는 지난 월요일, 봄기운을 만끽하며 그곳으로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다시 한번 체크하던 남편이 몹시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크! 거기 월요일엔 쉬는데?"
그래서 다음날 점심쯤 가려고 했었다.
헌데 다음날 아침이 되자 남편이 기운 떨어진 목소리를 내며 이렇게 내뱉었다.
"뭐야? 저녁 5시에 문을 연다고?"
평소 꽤 꼼꼼한 편인 남편이 급 흥분한 나머지 오프닝시간을 제대로 못 본 모양이었다.
그 결과 우린 예상과 달리 집에서 점심을 먹고 좀 쉬다 쁘띠 이탤리 지역의 한 카페를 방문한 후 다소 늦은 저녁으로 햄버거를 먹기로 했다.
물론 나는 햄버거 대신 푸틴(러시아 푸틴 말고 퀘벡의 김밥 같은 Poutine 말이다!)을 먹기로 했고.
한가한 주중이지만 퇴근시간(여긴 보통 오후 3시부터 퇴근시간이다!)인지라 다소 복잡한 지하철을 타고 우린 쁘띠 이탤리 지역으로 향했다.
늘 가던 그 길, 그 코스대로 그렇게 천천히 걸어 마침내 남편 최애 커피숍에 도착했고, 남편은 늘 먹던 아포가토 대신 Doppio Latte를 주문했다.
커피를 마시고 우린 늘 찾는 양념가게에 들러 몇 가지 주전부리를 챙긴 후 마쉐 장탈롱을 거쳐 그곳에 도착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동양과 서양의 배우들, 가수들, 유명 인물들, 캐릭터들 사진을 묘하게 매치한 벽면이 눈에 들어왔다.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 감성이 우세한 곳이었지만 또 한쪽엔 가게 굿즈들을 판매하는 매대가 설치된 것도 보였고 흥미로운 곳이 분명했다.
과연 햄버거 맛은 어떨까 몹시 궁금해졌다.
남편 말에 의하면 평점이 아주 높다고 했기에 비록 내가 먹을 건 아니지만 어쨌든 궁금증이 짙어졌다.
보통 외식할 때 우린 음료를 주문하지 않는데, 그날은 정말 몇 년 만에 캐나다 드라이 소다를 하나 주문했다.
잠시 후 주문한 음식(햄버거 하나와 푸틴 하나)이 나왔고, 햄버거를 한 입 베어문 남편의 입가에 훤한 미소가 서렸다.
"맛있어?"
"응. 기가 막혀. 당신도 한번 먹어봐!"
그 말에 주저 없이 한 입 베어 물었는데 역시 꽤나 훌륭한 맛이었다.
기분이 한껏 좋아진 남편이 내게 물었다.
"어때 맛이?"
"맛있네! 역시 소문날만하네!"
"푸틴은 어때?"
"괜찮은데 내 입엔 조금 짜네."
평소 화이트 라이보단 솔직함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최상의 대답이었다.
남편은 최고의 식사를, 나는 괜찮은 식사를 마친 후 군대에서 휴가 나온 큰 아이 햄버거 하나를 포장주문해 우린 그곳을 나와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우리는 말없이 걸었지만 아마도 속마음은 똑같았을 거라 믿는다.
"과연 다음 맛집은 어디지?"
였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