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붕어빵과 호떡 사이에서
겨울이 오면 이상하게도 붕어빵이 생각난다.
하얀 입김 사이로 김이 피어오르고,
붕어 모양 틀 안에서 익어가는 팥 냄새가 골목을 채운다.
그 냄새를 맡으면 마음이 잠시 멈춘다.
어릴 적 학교 앞에서, 친구들과 장갑 낀 손으로
하나씩 나눠 들던 그때의 따뜻함이
아직도 식지 않은 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슈크림보다 팥을 좋아한다.
너무 달지 않은, 살짝 투박한 팥.
입 안에 남는 그 구수한 단맛이
왠지 사람 냄새 같아서 좋다.
호떡도 마찬가지다.
요즘엔 씨앗이니 꿀이니 종류가 많지만,
나는 그저 평범한 설탕호떡이면 충분하다.
다만 너무 달지 않았으면 한다.
달콤함은 순간의 기쁨이지만
너무 달면 오래 남지 못하니까.
사람의 관계도, 기억도, 그와 비슷한 법이다.
그래서 겨울이 오면 나는 늘 주머니를 챙긴다.
손을 넣으면 서걱서걱 부딪히는 동전과 지폐 몇 장.
그 소리가 왠지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요즘 세상엔 카드 한 장이면 뭐든 살 수 있지만,
붕어빵이랑 호떡만은 아직도 현금이다.
그건 아마, 따뜻함에는 아직 기계가 닿지 못해서일 것이다.
붕어빵 봉투를 받아 들고 걸을 때면
손끝이 데일 듯 뜨겁지만,
그 온기 덕에 마음이 녹는다.
누군가는 그걸 추억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겨울의 냄새라 부른다.
나에게 그것은,
잠시 멈춰도 괜찮은 시간의 맛이다.
그래서 나는 겨울이 되면 늘 생각한다.
이 계절의 진짜 행복은 거창하지 않다고.
그건 아마, 붕어빵 하나와 호떡 한 입 사이에 피어나는 김처럼
보잘것없지만 따뜻한 것일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