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아이들의 자연학습 의 날

by 배동분 소피아



산골아이들이 저만치서 오고 있다.

시골 학교에서 끝나 마을까지 스쿨 갤로퍼를 타고 와서는 집까지 걸어오는중이다.

마을입구에 초등학교가 하나 있는데 우리가 귀농하기 전에 폐교되었다.

그 대신 면소재지에 있는 본교까지 스쿨 갤로퍼를 운행하고 있다.


항상 그랬듯이 주현이가 먼저 달려와 어미를 확인한다.
내가 밭에 있지 않고 오늘은 집에 있으니 마냥 좋은 모양이다.

딸 아이가 고사리 손으로 가정통신문을 불쑥 내민다.
"엄마, 내일 학교에 안 가요. 부모님과 자연 학습하래요. 내일 어디 갈까?"
아이는 금방이라도 배낭 매고 어디론가 떠날 것 같은 기색이다.

어미를 닮아 콧구멍에 바람이 자주 든다.

무슨 소리냐는 말에 기가 빠지는 모양이다.

딸 주현이보다 야무진 구석이 덜한 선우는 그제야 나타나 자연학습의 날에 대한 분위기를 띄운다.
선우는 동작이 느려 항상 늦게서야 산골에 나타난다.
아니 화장실이 무지 급할 때는 빼고.

가정통신문의 내용은 내일은 부모님과 산과 들로 자연학습을 다녀오라고 토요일에 학교에 안와도 된다는 거였다.

오늘 고추밭 너머 지름길로 이따 오후 1시에 이웃분이 오신다.

품을 샀으니 고추밭의 비닐을 다 펴야 한다.

그러니 언제 자연학습을 가란 말인가.
난감하게 앉아있으니 귀농 주동자인 초보 농사꾼이 나타나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다.
그는 이걸 고민이라고 하고 있었냐는듯이 마당에 자연학습장을 만들잔다.


뭔 말인지??

어쩌나 보니 하우스에서 배낭을 하나 들고 나온다.

귀농 전, 동강으로 어디로 텐트와 침낭 싣고 캠핑을 신바람나게 다녔었는데 배낭 안에는 그 시절의 텐트가 들어 앉아 계신다.


박씨 일가는 순식간에 한마음이 되어 열심히 텐트를 치고 있다.
그렇게 산으로 암벽, 빙벽타러러 쫓아다닌 날다람쥐라는 별명이 붙은은 초보 농사꾼 비상이 걸렸다.
텐트 치는 법을 잠시 까먹은 것


한참만에 텐트를 쳤다.
산골아이 들과 금세 텐트를 치고 그 속에 들어가 아이들과 한바탕 씨름소동이 벌어진다.
아이들은 무지 새로운가 보다.
왜 아니겠는가?
귀농하고 처음으로 텐트를 치니 말이다.

"엄마, 이제 우리 텐트 갖고 자주 놀러 다녀요. 예전처럼요."
예전처럼 이라는 말에 잠시 머릿속에 거미줄이 쳐진다.
그랬었다.
주말이면 아이들을 자연으로 데리고 다녀야 한다며 주말마다 퇴근하자마자 들로 산으로 쫓아다녔던 기억이 났다.


아이들은 산골 마당에 친 텐트에서 하루 종일 공부도 하고, 간식도 먹고, 책을 본다.

집에서 하는 행동하고는 분명 다르고 특별하다는 것을 애기 때부터 캠핑을 따라다녔던 아이들은 벌써 느끼는 거다.

내일은 고추 골에 비닐을 깔자며 확실한 자연학습을 시켜준다고 말하니 산골아이들이 다 사양한다.^^

아이들과 텐트에서 온 식구 옛날 생각하며 자려니 아침, 저녁으로 여간 추운 게 아니라 날씨를 봐가며 하루 자야겠다.

그때까지 바람이 텐트 아니 우리 가족의 자연의 집을 그대로 둘런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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