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늘을 보았나요?

『첫 번째 질문』오사다 히로시 글, 이세 히데코 그림

by 소피아

표지 속의 여자아이는 물 위를 밟고 서 있는 걸까? 구름 위에 올라고 있는 걸까? 아니면 연기 속을 헤매고 있는 걸까? 뒷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그렇다고 아주 슬퍼 보이지도 않았다. 살랑이는 바람이 어루만져주는 것 같기 때문에..


표지부터 궁금증을 유발하더니 첫 장을 펼치자마자 책이 나에게 묻는다

"오늘 하늘을 보았나요?"

아, 내가 하늘을 보았던 게 언제였던가

질문에 답을 하려 고민할 틈도 없이 새로운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에게 달려들었다.

"질문과 대답,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쪽인가요?"


우여곡절이 많은 삶도 아니었다. 지극히 평범한 일반적인 삶을 살았다.

초등부터 대학까지 무난하게 다니고, 곧바로 취직을 해서 돈을 벌었다.

사회생활은 실수투성이었지만, 그래도 중간에 이직도 한번 하면서 쉴 틈 없이 29살까지 달려왔다.

29살에 결혼을 하고 직장을 그만두고, 31살에 첫아이를 낳고, 그렇게 또 39살까지 육아에 올인하며 살아왔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 것처럼 나도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첫째가 학교에 입학을 하며 첫 번째 고비가 왔다. 대부분의 초보 엄마들이 경험하는 학습에 관한 문제.

나와 남편의 교육관이 달랐고, 아이도 내 마음대로 따라주질 않아 마음이 불안하고 조급해졌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누구 하나 지지해주는 사람이 없어 혼란스럽고 불안했다.

남편의 직장문제까지 나를 괴롭히며 경제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불안한 시기가 왔다.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까?

도서관에서 우연히 아이와 부모의 심리와 관계 회복에 관한 수업이 열렸다. 때마침 필요한 수업이라 생각했던 나는 그 수업을 신청해서 들었는데, 강사님이 썩 맘에 들지는 않았으나 처음으로 나에 대해 인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수업을 들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자기 이야기를 쏟아 내었다. 나는 애써 참으며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그때 받은 검사 결과에 매우 당혹스러워했다.

나는 적극적인 성향의 사람인데 삶은 순종적으로 살아와서 진정한 나를 가둬놓고 살았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사춘기처럼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 항상 웃으며 긍정적으로 살던 내가 흔들리기 시작하니 작은 일에도 눈물이 솟아올랐다. 나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찾은 병원에서 중증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너무 허무하고 답답했다. 나는 무엇 때문에 이리 나를 힘들게 했을까?

약물치료를 거부하고 스스로 나를 찾아가며 치유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나?

내가 좋아하는 것은 뭐지?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청소년기 사춘기를 조용히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사춘기를 겪은 게 아니라 그때 당시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내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시는 부모님을 보며 나의 정체성을 고민할 상황이 안됐던 것 같다. 사춘기 때 치열하게 나에 대해 고민하고 가슴 뜨겁게 앓고 나야 건강한 어른으로 자랐을 텐데, 나는 그 시기를 놓치고 겉만 어른으로 자라난 것이었다.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인생의 재료는 무엇일까요?


20대에는 일과 사랑에 미쳐 있었고

30대에는 나를 버리고 엄마로만 살았다

이제 시작하는 40대에는 진정한 나를 찾아 인생의 2막을 펼쳐나가고 싶은 지금

그림책을 읽고, 그림책으로 위로를 받고, 나에 대해 글을 쓴다.

나의 진정한 행복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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