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연이의 가장 좋은 날
재연이는 어린이날이 되자 너무 신이 났어요.
어린이날은 일하느라 바쁘시던 엄마와 아빠가 모두 쉬셔서
온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는 날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올해는 엄마 아빠가 함께 있어주시는 것도 모자라서
놀이 공원에 간다지 뭐예요?
재연이는 가장 예쁜 옷을 꺼내 입고
너무 신이 나서 노래를 부르며 단장을 했어요.
엄마와 아빠는 재연이를 위해
서울대공원의 자유이용권을 끊어주셨어요.
옆집의 종승이 오빠도 함께 갔어요.
자유이용권은 모든 놀이기구를 자유롭게 탈 수 있는 이용권이에요.
제일 먼저 탔던 것은 어린이용 바이킹이었어요.
엄마와 아빠는 재연이와 종승 오빠의 손을 잡고
차례를 기다려서 재연이와 종승이 오빠에게 바이킹을 태워주셨어요.
엄마와 아빠가 타지 않은 이유는 바이킹이 어린이용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다음에는 구름빵 놀이기구였어요.
엄마와 아빠는 다리가 아프면 자리에 앉아서 종승이 오빠와 쉬고 있으라고 했어요.
재연이가 오빠와 쉬고 있으니 엄마가 오셨어요.
“아빠한테 가보렴. 줄을 서서 차례가 되었단다.”
재연이가 종승 오빠 손을 잡고 아빠께 갔어요.
아빠는 웃으시며 “이제 너희 차례야. 여기에 서렴.” 하고는
재연이와 종승 오빠가 탈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셨어요.
그다음 놀이기구를 탈 때도, 다른 것을 탈 때도
아빠와 엄마는 줄만 서주시고 놀이기구는 재연이와 종승 오빠만 탔어요.
재연이는 궁금했어요. 왜 엄마와 아빠는 줄만 서주시고 놀이 기구를 안 타실까?
“엄마, 아빠 같이 타요.” 재연이가 말했어요.
“엄마와 아빠는 놀이기구가 재미없어. 너희 들이나 실컷 타렴.”
재미없다면서 왜 따라오셨을까? 재연이는 궁금했어요.
다음 놀이기구도, 또 다음 놀이기구도
엄마와 아빠는 줄만 서시고 재연이와 종승 오빠에게 양보했어요.
해 질 녘이 되자 재연이는 잠이 쏟아졌어요.
잠이든 재연이를 아빠가 안아 들고는 차에 태웠어요.
“오늘 신나게 노느라 힘들었겠네?”
옆집 종승 오빠 엄마가 마중을 나오셨어요.
재연이는 생각했어요.
‘줄 서느라 엄마 아빠가 더 힘드셨을 텐데…’
자기 전에 재연이는 엄마 아빠께
“오늘 좋은 곳에 함께 가주셔서 감사해요.” 하고 말하고
어깨를 주물러 드렸어요.
엄마와 아빠는 정말 힘드셨을 텐데 전혀 힘들지 않다며
재연이가 엄마 아빠의 ‘피로 회복제’라고 하셨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