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장신웨, 옮긴이 고보혜, 리드리드 출판
우리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변화의 시대에는 모두가 아무렇지 않은 척 살지만, 마음속엔 불안이 코끼리처럼 커지고 있다. 걱정 없고 불안 없이 살고 싶지만, 아쉽게도 걱정 없고 불안하지 않은 인생은 아무 데도 없다. 그러나 불안을 지혜롭게 받아들이는 방법은 분명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어려운 전문용어를 동원해서 불안이나 우울 등 심리 장애를 치료하는 서적은 아니다. 또한 영성이나 요가 혹은 정신 수행과 관련된 신비로운 지침서도 아니다. 끊임없이 되살아나서 우리를 괴롭히는 불안감이 도대체 어디서 생겨나는지, 왜 다스리기가 그렇게 힘든지를 이해하기 위해 마음속에 질문을 던지는 자신과의 진솔한 대화다. 글쓴이는 많이 초조하고 불안한 일상을 견디고 있다면, 잠시 멈춤과도 같은 글쓰기로 나를 만나고 표현해보자고 말한다.
가장 힘들 때 필요한 것이 일시 정지다. 미래에 대한 끔찍한 상상의 연결 고리를 깨뜨리려면 ‘일시 정지’를 시도해야 한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 시장을 거닐며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고르고, 자연으로 돌아가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꽃향기를 맡자. 아름드리나무를 껴안고 고개를 들어 흰 구름을 바라보자. 일시 정지는 자신을 현실 세계로 되돌려 미래에 대한 끔찍한 상상을 하나둘씩 깨트리고 뿌리를 내리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글쓴이는 ‘나에 대한 글쓰기’를 통해 일상과 잠시 거리를 두며, 나를 만나고 대화하라. 그러다 보면 글쓰기는 점점 내면의 불안을 ‘한 입씩 먹어 치우고’ 우리는 성큼 성장해 있을 것이다. 불안 속에서 방향을 잃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통해 두려움의 짙은 안개를 걷어내고 미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을 펼쳐 마음이 움직이는 곳에서부터 시작해 펜을 움직이면 된다. 많은 독자가 불안감을 이해하는 열쇠를 얻어 내면의 불안과 친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 또한 제일 힘들 때 했던 행동이 어려운 책을 읽고 그것을 내 식대로 재해석하여 요약하고 나면 나의 두뇌를 깨우고 아직 세상에서 쓸모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위안을 받고는 한다. 그리고 힘들 때 나오는 창작물이 더 가치 있는 이유는 고통을 뚫고 태어난 생명체가 더 튼튼한 싹을 틔우고 풍부한 과실 또는 싹을 맺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