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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a p Nov 24. 2020

[시] 그는 죽었다

그는 죽었어.

하지만 난 살고 있지. 


어지럽게도 말이지, 너는 그의 죽음을 쫒고 있지.

하지만.


그는 죽었어. 

허옇게 말이지.


남겨둔 것이 있을지 몰라. 

하지만 쉿, 조용히 해봐. 중요한 것은,

멀쩡히 살아있는 너의 두개골이겠지.


랭보, 그가 말한 것이 옳을지 몰라.

하지만 나는 나의 숨을 먹고살지.

그는 저만치에, 

나의 콧김은 이렇게 가까이 있는걸.


나는 네가 되고 너는 내가 되고 그는 네가 되고 나는 그가 되고.     

유치하거든. 똑같은 삶이란.


그러기 전에 조명을 네 머리로 비추어라.     


남의 흔적을 좇는, 

너는 까마귀인가.


주워 먹어라. 시신들을.     


살아있는걸.


그는 죽었어.

허옇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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