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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Y Mar 08. 2016

30살의 나

일상, 사랑 그리고 미래


"도대체 니 신랑은 어느구석에 박혀있노?"


  나는 엄마와 동네 자그마한 목욕탕에 자주 간다.


  목욕탕 단골 아주머니들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우리 모녀를 보고 참 부러워한다. 그런 소리를 많이 들을 정도로 정말 친구처럼 지낸다. 그래서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안 가리고 다한다. '성(sex)'과 관련된 주제도 마찬가지다. 참고로 그녀는 6.25전쟁을 휴전한 해로부터 딱 3년 후에 태어났다.

  그녀와 난 했던 이야기를 하고 또 해도 지겹지가 않다. 사실 목욕탕의 그녀들이 부러워하는 우리의 도란도란한 모습은 가까이서 보고 또 귀기울여 들어보면 가히 비극적이다.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의 주제들이 그렇다. 그래도 그나마 낄낄대고 할 수 있는 주제가 '성'이고  그 중에서도 '나의 남자'이야기가 제일이다.

  마지막으로 만났던 남자와 헤어진 후로 4년간 남자친구가 없었다. 그를 잊지 못해선 아니다. 그럴 만한 이유들이 있다.(누군가 이 글을 읽고 궁금해한다면 차차 털어놓을 예정이다.)

  그래도 간간히 썸 탈 뻔한 남자들은 있었다. 나는 그들과의 진행상황을 말 않고 아껴두었다가 목욕탕 사우나실에서 보고했다. 그녀는 자신의 일인냥 반짝이는 눈동자로 귀기울였다. 그러나 며칠 후 전부 미적지근하게 끝나버리는 결과를 보고하자 그녀는  자신의 일보다 더 속상해했다.

  모든 보고를 마칠 쯤 우리는 땀범벅이 되었고 열기를 식히러 사우나실 밖으로 나갔다. 찬물로 땀을 헹구고 물 속으로 풍덩풍덩 들어갔다. 엄마가 냉탕 안에서 날 보며 짜증섞인 어조로 말했다.

  "도대체 니 신랑은 어느구석에 박혀있노?"

  내가 씁쓸하게 말했다.

  "그러게. 어디 있을까? 지금 뭐할까? 없는 건 아니겠제?"

  "있기야 있겠지!"

  정말 나도 궁금하다. 지금도 썸 타는 남자가 있긴한데...... 어떻게 될 진 정말 모르겠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로 끝날 런지 잘 될 런지는 하늘만 알고 있겠지!

  남자친구도 남자친구지만 정말 내 신랑은 어디에 있는 걸까? 난 한국사람일 거라고 단정짓지 않는다. 전 세계의 남자들을 내 신랑후보감으로 보고 있다.

  언젠가 그녀와 킬킬거리며 이런 걱정을 했던 날들을 이야기할 날이 오겠지? 오리라 믿는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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