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사랑 그리고 미래
"우리 이제 헤어질 일 없을 거다. 좋다! 맞제?"
내가 고등학생일 때 만나 지금까지 함께 한 가족이자 친구이자 반려견인 케피가 오늘 아침 우리가족 곁을 떠났다.
오랫동안 아팠던 건 아니었다. 나흘 전 밤에 끙끙 앓기에 병원에 데려갔는데 콩팥 수치가 꽤 높아진 상태라고 했다. 갑자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사실 지금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사흘 간 녀석을 데리고 자면서 난 한 시간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나을 거라 생각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간호했다. 병원을 다녀온 다음 날은 좀 괜찮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의 모습을 보고 가망성이 없다는 걸 직감했다. 며칠만에 홀쭉해진 녀석을 품에 안고 가족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야할 거 같다고 했다. 그 말을 하는데 눈물이 터져나왔다. 목이 메고 가슴이 너무 아팠다.
나는 녀석의 다리에 꽂혀있던 주삿바늘을 빼주고, 숨을 거두기 전까지 평소 칭찬할 때 해주던 말들을 더 잘 알아듣게 또박또박 말했다.
"케피야. 참 잘했고, 예뻐. 아이! 예뻐라. 사랑해."
그리고 이어 말했다.
"케피야. 천국에 먼저 가있어. 거기서 재미있게 놀고 있어. 우리 천국에서 만나자."
녀석을 떠나보내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느꼈다. 녀석과 함께 한 추억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
난 천국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언제일진 모르지만 그 영원의 땅에서 그 장난꾸러기 녀석을 다시 만나리라 믿는다. 만나면 말해야지.
"우리 이제 헤어질 일 없을 거다. 좋다! 맞제?"
그럼 또 꼬리 흔들면서 폴짝폴짝 신나게 뛰겠지.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하아- 그러기 전까지 만질 수 없고 볼 수 없는 것이 속상하다. 시간이 흐르면 그것도 점점 무뎌지겠지만... 아직은 아프다.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