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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Y Mar 15. 2016

30살의 나

일상, 사랑 그리고 미래


I can't describe how much you mean to me.


  내게 갈색 눈동자와 오똑한 코에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친구가 있다.


  독일계 미국인 아버지와 부산이 고향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의 이름은 레지나.


  레지나는 교환학생으로 부산에 왔고, 온라인에서 언어교환을 할 친구를 찾다가 내게 연락하면서 만나게 되었다.


  처음 만났을 때 레지나는 그저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미국인일 뿐이었다.


  그러나 만나는 시간이 늘어나고 또 잦아지면서 대화를 많이 나누게 되었고, 20대초반에 아프가니스탄에서 4년간 군복무를 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친구로서 그녀에게 반하게 되었다.


  나도 지구 반대편의 나라에서 10개월 간 일한 적이 있어 타국에서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아는데, 그 전쟁 중인 곳에서 군인으로서, 그것도 20대 초반의 여자로서 그 긴 시간동안 버텼다는 게 믿기질 않았다.


  부산에서 그녀와 함께 한 일들은 이미 이전에 누군가와 함께 해봤던 것들이었지만-

  아파트 옥상에서 불꽃축제를 함께 보고,


 수변공원에서 맥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클럽에서 코믹영화에서나 볼 법한 춤을 추고,


 광안대교가 보이는 찜질방에서 찜질하고,


 영화관에 가는 등등...


  그 친구와 함께였기에 그 모든 일들이 전부 특별한 추억이 되었다.


  그녀가 5,6개월 간의 한국생활을 마치고 하와이로 돌아가기 전 내게 케이크와 함께 하와이 풍경이 담긴 엽서편지를 줬다.


 ...I can't describe how much you mean to me...


  나는 편지를 읽다 그 문장을 읽고 감동했다.


  사실 인간관계의 본질이 '의미'가 아닌가 싶다.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려 노력하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받길 원하고 또 그렇게 되면 행복해하고 기뻐하게 되고, 만약 그 의미를 박탈당하거나 혹은 변질되면 아파하고 슬퍼하고 분노하곤 하니깐.


  그녀와 언어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대뜸 그녀가 말하길

  "하와이에 언제든지 영어공부 하러와. 우리집에 있을 수 있어. 공짜로 지낼 수 있어."


  친구들과 가끔 신혼여행지로 가고 싶은 곳에 대해 이야길 할 때 하와이를 꼽곤 했었는데, 이젠 레지나를 만나러 꼭 한 번 가야할 곳이 되었다.


  계획하고 있는 일 때문에 곧 갈 순 없지만, 몇 년 안에 아름다운 하와이로 가 그녀를 만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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