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으로 오신 아버지(2)

15년 전에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쓴 글

by 신미영 sopia


아버지... 오늘 처음으로 당신에 대한 그리움을 꺼내본 것은 아니랍니다 당신은 늘 내 마음속에 머무르고 계셨지만, 여태껏 살아오면서 눈물을 훔치는 보고픔은 솔직히 고백하자면 거의 없었답니다. 돌아가시던 날 큰 소리로 목 놓아 울었던 제가 아이들 키우느라 힘들어 순간순간 아버지를 잊고 살기도 했습니다. 이제 만지고 보듬고 싶은 당신은 가고 없지만 마음속에 남겨주신 사랑은 늘 가슴에 영롱하게 살아있어 눈시울을 젖게 합니다.


살면서 힘이 들 때나 즐거움이 있을 때에 언제나 당신을 생각하며, 마음의 대화를 나누고자 합니다. "제 얘기를 꼭~~ 들어주실 거죠?" 당신은 좀 이른 나이에 고단한 삶의 끈을 놓으셨지요. 제가 결혼하고 층층시하에서 정신없이 시집살이할 때에, 그때부터 몸이 많이 안 좋으셨다는 것을 저는 알지 못했습니다. 큰 애를 낳고 분가하면서 극도로 쇠약해진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저 또한 힘들었는지요. 그래도 어쩌지 못하고 마음뿐이었다는 것을 용서해 주세요.


분가하고 둘째 낳고 하느라 난 당신에게 전혀 신경을 써 드리지 못했습니다. 죽어 가는 나뭇가지처럼 몸이 말라가고 쇠약해질 때까지요.. 암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에 오셨다가 일부러 시간 내어 저희 집에 이틀 묵어 가셨지요. 결혼하고 3년을 학교를 다니느라 겨우 사위가 직장에 취직했지요. 그때 우리는 첫 월급조차 못 받은 상태였고, 거기다 젖병을 빠는 어린 두 딸을 키우는 참으로 어려운 시기였으니~~

"아버지도 아시지요?.." 그때에 추운 날씨만큼이나 저희의 마음은 너무나 여유가 없었답니다. 우리의 앞가림도 감당하기 힘들었지요. 왜 하필 우리가 가장 어렵고 힘들 때 아버지는 저 세상으로 가셨나요?


그래서 분가한 저희 집에 처음 오셨는데도, 맛있는 것도 제대로 해드리지 못하고, 용돈도 드리지 못한 것이 아직까지 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그렇게 힘겹게 다녀 가신 아버지가 자리에 누우시고, 일어나지도 못하는 시간을 보내고 계실 때조차도 저는 억누르는 삶의 무게를 이기느라 당신에게 마음을 써드리지 못했습니다. 지금 같으면 애들을 둘쳐 업고라도 달려가서, 힘겨운 병마와 싸우느라 진이 다 빠진 당신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을 덴데요.. 너무나 일찍 떠나신 당신이 밉기까지 합니다.


둘째 딸아이의 백일을 넘긴 어느 날. 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부천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갔지요. 오빠로부터 나를 정말 많이 찾으셨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왜 진작 찾아뵙지 못했을까 하고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요. 앙상한 모습과 늘 누워 계셔서 등 뒤가 짓무르고 일어나기 조차 힘든 모습을 보면서... "왜 우리 아버지에게 이런 고통을 주시느냐"라고 하느님에게 따지듯이 고함도 쳐 보았지요.


그런 힘든 모습으로 당신은 저 세상으로 가셨습니다. 살아계실 때 잘해 드리라는 성인들의 말씀을 기억해 봅니다. 지나 간 세월은 되돌릴 수 없고 그때의 아련한 기억으로 아버지를 만납니다. 불과 아버지와 산 기간은 많지 않지만 당신은 제게 많은 사랑과 감성을 주셨습니다. 세월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고 죽음도 언제 어느 때 다가 올 지 아무도 모릅니다. 제가 사는 동안에 늘 아버지를 회상하며 당신의 모습을 들추어낼 때마다 기쁜 마음으로 놀러 오세요. 전 그런 아버지를 반갑게 맞을 것입니다.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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