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저녁 걷기 운동을 하면서

부제 -도랑 치고 가재 잡고

by 신미영 sopia

저녁마다 친구랑 한 시간 반 정도 걷기 운동을 한다. 옆 라인에 마음이 맞는 친구가 있어 벌써 이 년째 해오고 있다. 그 친구가 우리 동으로 이사를 오면서 같이 운동을 하자는 제안을 했다. 건강관리를 위해서 뭔가 하려던 차에 돈도 안 들고 저녁에 그 정도의 시간이면 딱 좋을 것 같아서 흔쾌히 받아들였다. 왕복 육 킬로 되는 동부 우회도로를 뛰는 것은 내리막에서만 잠깐 하고 거의가 걷기 위주로 하고 있다. 운동을 하면서 재미있는 얘기도 하고 속상한 일들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스트레스도 날리고 몸매 관리도 하는데 이것이 도랑 치고 가재 잡는 것이 아니가.


어느 때는 귀찮기도 하고 볼 일이 있어서 못할 때도 있다. 그런데 가능하면 하려고 서로 연락을 하곤 한다. 그 친구랑은 아이들의 학년도 똑같고 둘이 나이도 같아서 마음이 잘 맞는 친숙한 사이다. 매일 만나도 할 얘기가 무척 많아서 운동하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연신 웃는다. 우리는 벌써 사계절을 두 번째 걷고 있으니, 계절의 변화를 누구보다도 빨리 감지하며 다니고 있다. 길 옆으로 심어진 나무의 새순이 나는 봄부터, 하얗게 눈 옷을 입은 겨울까지 우리는 함께 했다. 길가에는 꽃들이 피어 있어 늘 우리의 마음을 즐겁게 해 준다.


얼마 전에 싸리꽃이 싱그러움을 더해 주더니 철쭉이 막바지에 이르자 , 이제는 토끼 풀이 군락을 이루며 소박한 모습으로 피어있다 어릴 적 토기 풀 가운데에 앉아서 네 잎 클로버를 찾던 생각이 난다. 토끼풀로 시계도 만들고 목걸이를 만들던 추억이 떠 올라, 지나가면서도 이따금 그 자리에 앉고 싶어 진다. 군데군데 연초록의 크로버 위로 뾰족이 고개를 들며 피어 있는 하얀 꽃..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도 자연과 친숙한 그런 시간을 갖게 해 주고 싶다.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열심히 네 잎 클로버를 찾고 목걸이를 만들던 시절을 되새기며, 내 아이에게도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은데 시간이 안 되는 것인지 마음이 안 가는 것인지 정말이지 쉽지가 않다.


어제는 걷고 있던 친구가 갑자기 " 저게 뭐야... 아~~ 달의 탈출~ 달출이다" 그러고 보니 높은 산 아래에 붉은 것이 은근히 빛을 발하며 위로 솟아오르는 게 아닌가.. " 그래 맞아.. 저건 달출이야.. 너무 신기하다." 달이 산 위로 천천히 오를 때까지 우리는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 운동을 하니까 저런 것도 보고 너무 좋다"

우린 월출이라고 표현 안 하고 달출이라고 했다.

연신 감탄하며 달을 처음 보기라도 한 듯이 신기해했다. 뽀샤시 한 둥근달은 수줍기라도 한 듯이 아주 약간의 불빛만을 띤 채 산 위에 동그랗게 떠 있었다. 달의 장관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었다. 난 어떤 아저씨에게 둥근달이 떴으니 저기 좀 보라고 손짓을 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슬쩍 보고는 지나쳐 가는 것이었다.


그 달은 우리가 지대가 낮은 쪽으로 움직이자 이내 산 아래로 숨고 말았다. 우리가 자연을 다 볼 수는 없겠지만 아름다운 자연 중에서 우리가 못 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이 얼마나 많겠는가 우리는 허둥대고 바빠서도 못 보고 마음이 여유가 너무나 없어서도 그냥 지나친다. 자연은 늘 우리 곁에서 아름다운 모습과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보여 주는데 거기서 느끼는 각자의 감정과 느낌들은 모두가 다른가 보다. 친구랑 운동을 하면서 살이 빠지거나 몸매가 눈에 띄게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자연의 변화를 보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만 해도 난 많은 것을 얻는 기분이다. 운동을 하거나 여행을 통해서든지 더욱 자연이 주는 소중함을 알고 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 2003년~2006년 6월까지 친구와

저녁에 걷기 운동을 하였다.

친구가 경기도 산본으로 이사를 가기

전까지 재미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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