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붙이

시-신미영

by 신미영 sopia

밤사이 태풍이 불었다
나무 가지 툭 부러져 있다
저 나무는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밤새 뒤척인 퀭한 모습
같이 살다가 보낸다는 것은
함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접는 일
부드러운 봄바람의 키스도
흙을 가르고 돋아나는 생명의 소리
톡톡 터지는 꽃망울의 기쁨도
축하할 일도 눈물 흘릴 일도 없어
붙잡고 울음 토해내고 싶은
착한 영혼은 더 죄를 짓지 말라고
일찍 하늘나라로 데려간다고 했던가
바람이 분다
그는 잠시 그렇게 곁에 머물다가
잡을 수 없는 바람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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