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국밥의 행복

시-신미영

by 신미영 sopia

바람 불고 날이 흐릿하다

을씨년스럽고 몸이 춥다

마음이 허한 날 영혼의 허기 채우러

동네 단골 순대국밥 집으로 간다

순대국밥 종류 여덟 가지 맞춤 서비스


주문은 이미 저장된 시골 순대국밥

담백하며 진한 국물 맛이 유혹한다

약간의 누린내가 은은하게 풍겨오며

고소한 들깨가루와 어우러진 생의 한 시간


대파와 매콤 청양고추 송송 썰어 얹고

투박한 뚝배기 뽀글뽀글 끓는 소박함

새우젓과 다대기양념으로 촉을 맞추고

거기에 구수한 사랑도 듬뿍 말아본다

알싸한 깍두기와 절묘하게 맞는 궁합


뜨끈한 국물 입천정 데어 벗겨져도

깊숙한 안쪽 목젖 닿으며 꼴깍 넘기는

그 찰나, 온몸으로 퍼지는 전율의 쾌감

오늘도 칠천 원 행복을 맘껏 먹었다

몸과 마음 풀어주는 영혼의 양식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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