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시- 신미영

by 신미영 sopia

커피를 타 놓고 지갑을 찾으려

여기저기 서랍을 열어보다가

식은 커피를 마시고

엊그제 입고 나간 옷을 더듬거리다가

딸아이에게 시간을 묻는다


냉장고 문을 열다가 그대로 멈춰 서고

차키를 어디에 놓았는지 몰라서

갔다가 되돌아오기 일쑤다

인사를 나눈 사람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휴대폰과 씨름하고


자꾸만 멈춰서는 기억 때문에

생각은 달팽이, 몸만 바쁘다

과부하에 걸린 컴퓨터처럼

오래된 정보들 고스란히 디스켓에 담아

저장 공간이라도 늘려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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