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화는 작가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발표한 동명의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하여 2010년 가을 개봉되었다. 평점이 그리 높지 않지만 귀여운 여인 줄리아 로버츠 출연과 여행 작품이라서 보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일상생활에 묶여 이렇게 일 년 동안 훌쩍 떠나 여행하기는 어렵다. 서른한 살 리즈(줄리아 로버츠)는 작가이고 뉴욕에서 결혼해서 남편과 살고 있다. 모든 게 잘 갖추어져 있지만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다. 언제부턴가 이게 자신이 원했던 삶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자신을 되찾고 싶어 진 그녀는 과감히 일 년을 작정하고 여행을 떠난다. 이탈리아에서 신나게 먹고, 인도에서 뜨겁게 기도하고, 발리에서 자유롭게 사랑하는 동안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일 년 전에 발리에서 리즈는 케투라는 노인 점술가에서 손금을 본 적이 있다. 결혼을 두 번 하는데 한 번은 좀 길게 가고, 한 번은 짧게 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 예언이 어느 정도 맞아가는 것 같아 불안하다. 첫 남편과는 별 탈 없이 살았으나 왠지 무료하고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는 중에 리즈가 쓴 극본으로 연극하는 배우 데이비드와 교감을 통하여 사귀게 된다. 그러나 배려하지 않는 그의 일방적인 태도에 답답함을 느낀다. 첫 남편 스티븐은 인생을 망쳤다면서 이혼을 반대한다. 하나만 선택할 때 리즈를 택한다고 말하지만 이미 마음이 떠났다. 잠시 데이비드와 함께하는 시간을 갖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리즈는 처음 이탈리아로 갔다. 물 한주전자로 샤워를 하고 절대 남자는 데려오면 안 된다는 다소 삭막하고 불편한 집을 구했다. 이탈리아의 골목은 좁고 길다. 사람들 많고 말도 무척이나 빠르다. 리즈가 이탈리아 도심을 구경하면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은 이영화를 오래 기억하게 한다. 그리고 잘생긴 이탈리아 남자와 식사를 하면서 이태리 말도 배우고 리즈는 와인을 치료사라고 칭하기도 한다. 영화에는 이탈리아 요리가 등장하는데 토마토 파스타, 그리고 피자 등을 보여준다. 역시 맛의 나라답게 맛있는 요리와 함께 한다. 이탈리아의 생활신조는 '달콤한 게으름 (돌체 파 니엔테)'이라고 한다.
리즈는 피자를 아주 맛있게 먹으며 친구에게 편하게 먹으라고 한다. 살이 쪄서 바지가 잘 맞지 않아도 우선 먹는 게 더 좋다. 옷을 사 입으라는 친구의 말에 누구 좋으라고 하더니 리즈는 예쁜 잠옷과 요리로 기분을 업 시킨다. 그러면서 자신이 그동안 힘들었던 것이 집착이었음을 깨닫게 되면서 차츰 벗어나기로 한다. 여자라서 아직도 여행에 대한 편견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친구들 만남에 대해 감사인사를 했다. 리즈는 칠면조 고기로 추수감사절을 보내며 지인들과 즐거운 파티를 갖으며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4개월 정도 이탈리아에 머물던 리즈는 다음 여행지 인도를 간다. 시끄러운 경적과 사람들이 무질서하다. 그들과 어울리며 박수를 치고 기도한다. 그곳에서 침묵 수행 세바(봉사)를 하기도 한다. 봉사로 알게 된 17살 툴시가 집중하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제대로 되지 않는 자신을 돌아본다. 그리고 툴시의 결혼을 통해 인도의 전통혼례를 체험한다. 옷차림도 화려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며 축하해 준다. 리즈는 스티븐과 결혼했던 당시를 회상해 보며 사랑하고 행복했던 모습을 떠올린다.
그곳에서 이혼남 아저씨가 리즈에게 관심을 갖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가 뻔한 이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술과 마약으로 가족들에게 자신이 잘못했던 것들을 털어놓았다. 술 취해서 8살 아들을 치일 뻔했으며 다음날 아내가 아들을 데리고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잘 커주었다면서 자랄 때 함께하지 못함에 대해 가슴이 미어진다고 후회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그랬듯이 리즈가 자신을 용서할 때까지 앉아 있어 보라는 것이다. 리즈는 신이 완벽한 사람을 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신이 내 안에 존재한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리즈는 세 번째 여행지 발리로 갔다. 일 년 전에 자신에게 점성술을 봐준 케투를 찾아간다. 그는 처음엔 잘 알아보지 못했으나 반갑게 인사한다. 케투는 리즈에게 마술 주문 책을 복사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면서 항상 도를 넘지 말고 한쪽으로 치우치면 혼란스럽다고 말해준다. 항상 웃으라고 하면서 몸속의 간까지 웃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즈는 자전거를 타고 길을 가다가 차와 부딪쳐 다리를 다친다. 사고를 낸 이는 브라질 사람으로 투어가이드 펠리프이다. 몇 번 만나는 동안 친하게 된 그는 리즈에게 며칠 동안 섬에 가자고 한다. 그러나 리즈는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힘들게 찾은 균형을 또다시 사랑으로 잃어버리게 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리즈는 발리에 남편 없이 아이를 키우는 모녀를 친구들에게 부탁하여 집을 짓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케투 할아버지가 부탁한 책을 그대로 써서 선물한다. 케투와 리즈는 서로에게 마음을 치료해 줌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인 리즈에게 케투는 자신의 장례식에 와달라고 부탁한다. 리즈는 케투의 말에 일정을 변경해서 펠리프에게로 달려간다.
" 때론 사랑하다가 균형을 잃지만, 그래야 더 큰 균형을 찾아가는 거야"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펠리프의 내민 손을 잡는다. '아트라버 시아모' 다시 건너자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둘은 배를 타고 섬으로 간다. 리즈는 펠리프의 사랑을 받아들였으며 그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이다.
리즈의 자유분방함과 연애관이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용기와 노력은 본받을만하다. 대화와 장면 곳곳에 숨겨진 명대사와 여행지의 모습은 마음을 풍요롭게 했다. 다 두고 떠날 용기만 있다면 떠나도 좋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대체로 이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래서 영화로 대리만족을 하거나 꿈만 꾸게 되는 것 같다. 리즈가 택한 삶에 박수를 보내지만 그녀가 치르는 대가는 일반인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다니는 직장과 가족과 비용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 년은 아니어도 며칠만이라도 집을 떠나 여행을 하는 건 좋다. 새로운 곳에 놓이면 확실히 나를 찾기가 쉬워진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와 사람들을 만나면, 확실히 활력을 얻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요즘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사실 여자 혼자 여행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내 방법은 피정을 택한다. '피정'이란 잠시 생활하던 곳을 떠나 낯선 곳에 고요히 머무는것이다.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는 것도 좋겠지만 자연을 보며 나를 찾아가는 여정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입맛을 돋우는 식사 , 자연의 모습 그리고 간절함으로 삶의 활력이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