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이랬다. 1969년 노스캐롤라이나 바클리코브 숲길에 아이 둘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죽은 사람을 발견하고 신고한다. 피해자 발자국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경찰은 20미터 높이 지지골조에서 찾은 혈흔은 낙하가 부상 원인이고 충격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죽은 체이스는 발정 난 황소처럼 여기저기 껄떡대고 다녔던 사람이었다. 소문에는 습지에 사는 카야(데이지 에드가 존스)가 들락거렸던 체이스(해리스 디킨스 배우)를 죽였다고 했다. 감시탑과 철장 어디에도 지문이 없었고 분명 누군가 철장을 연후에 지문을 모두 지웠을 거라 증언했다. 카야 변호사는 철장은 자주 열려 있었고 위험하다고 보완관 사무실에서 미국 산림청에 조치를 취해 달라고 작년에 서면으로 요청한 공문 사실을 전했다. 마을 사람들은 카야가 범인이라고 수군댔다. 변호사는 뒷걸음치다 체이스가 떨어진 것으로 한다면 6년형이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에서 지면 카야는 종신형이나 사형으로 처해질 것이다. 카야는 유죄인정은 절대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상대방 변호사는 피고인 체이스를 탑으로 불러낸 후 카야가 밀어 죽이고 발자국과 지문도 지웠다고 주장했다. 버려진 습지 소녀 카야의 가슴 저미는 사랑과 살인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카야, 문제가 생기면 습지 깊숙한 가재가 노래하는 곳에 숨어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어린 카야와 엄마
습지에서 혼자 살아남아야 했던 어린 카야
보안관이 방문했는데 카야는 습지에 숨어서 들키지 않았다. 그러나 도망치고 물속으로 사라지는 듯했지만 잡혀 교도소에 갇히게 된다. 퇴직한 변호사 톰 밀턴이 찾아와 카야를 법정에서 변호해 주기로 한다. 이름은 캐서린 크라크이지만 사람들은 습지 소녀라 불렀다. 변호사는 알아야 도와주니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으나 말이 없다. 변호사가 책 한 권을 건네주자 카야는 그제야 말을 시작했다. 카야도 어려서 가족과 행복하게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1953년 마을과 뚝 떨어진 습지에 온 가족이 모여 살았다. 엄마는 그림을 그렸고 이야기도 잘해 주며 카야를 사랑했다. 나름 행복한 생활을 했으나 아빠의 폭력이 점차 심해지면서 힘들어진 엄마가 먼저 집을 나갔다. 언니 둘과 오빠 둘도 떠났고 카야만 남게 된다. 카야는 아빠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 법을 배웠다. 눈에 띄지 않아야 하고 혼자 힘으로 살아야 했다. 엄마가 집을 떠난 건 1959년이고 체이스의 살인 용의자로 법정에 선건 1969년이다. 카야가 살아온 10년 동안의 이야기다.
카야는 배를 타고 습지를 누비다 길을 잃었는데 낚시하던 테이트의 도움으로 집을 찾는다. 엄마와 오빠 조디가 떠난 후 처음으로 아픔이 아닌 감정을 느낄 만큼 편안하고 좋았다. 카야는 용기가 생겼고 배고픔을 아빠에게 얘기할 수 있었다. 카야는 아빠와 시내 흑인 점 핀 부부가 운영하는 상점에 들려 가끔 먹을 것을 샀다. 아주머니는 학교에 가면 따뜻한 음식을 준다면서 친구를 사귀라고 귀띔했다. 카야는 학교에 갔으나 친구들에게 냄새난다며 놀림을 당하자 도망친다. 그래서 자연에서 배우는 걸 선택했고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아빠는 한동안 카야에게 잘해 주었다. 깃털 모을 때 사용하라고 군대에서 쓰던 가방을 주었다. 아빠는 2차 세계대전 독일군과 싸우다 왼쪽 다리에 파편을 맞고 폐인이 되었다. 엄마에게 온 편지와 흔적을 모두 태워 버렸다. 그러다 아빠도 어디론가 사라지게 되고 카야는 습지에 혼자 남게 되었다. 카야는 혼자 살아남기 위해 홍합을 따서 점 핀 아저씨네 가게에 가서 팔기 시작했다.
테이트와 카야
운명의 두 남자와 엇갈린 만남
1962년에 테이트 (테일러 존 스미스 배우)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글을 배우게 된다. 카야는 그림을 잘 그렸고 글에 많은 뜻이 담겨 있음을 알고 놀란다. 테이트와 책을 읽고 자연에 대해 세부적인 공부를 하게 된다. 앨범의 글씨도 모두 읽고 이해했다. 카야는 글을 알면서 자연을 기록하고 그리기 시작했다. 사회복지과에서는 혼자 사는 카야를 공동 주택에 보내려 했다. 테이트는 권했지만 갇히는 게 싫었던 카야는 가기 싫어했다. 테이트의 엄마와 여동생은 선물을 사러 갔다가 애슈빌에서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했다. 둘은 생일에 축하와 새떼로 인해 행복했고 입맞춤도 했다. 테이트는 진심으로 카야를 사랑해서 순결을 지켜 주었다. 일 년 후 테이트는 대학에 합격하여 이곳을 떠나야 했다. 카야는 붙잡았으나 돌아오겠다는 약속 후 떠나게 된다. 카야에게는 그림과 원고를 투고해 책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돌아오기로 한 날 마중을 나갔으나 테이트는 나타나지 않았다. 카야는 절망하면서 그림과 편지를 불태웠다. 카야를 잡아준 건 습지였고 상처는 보이지 않게 되었다.
1968년에 해변에서 카야는 체이스와 마주치게 된다. 체이스는 물건을 들어주며 뱃놀이를 제안했고 카야도 좋다고 했다. 어느 날 보안관이 카야의 집을 촬영하고 있었다. 점 핀 아저씨는 습지에 호텔을 지을 개발업자들일 거라고 추측했다. 만약 팔 거면 집문서가 있어야 했다. 등기를 발견했고 판 적은 없으니 카야의 집과 땅이 맞았다. 그러나 소유권을 주장하려면 800달러 밀린 세금은 내야 한다. 테이트가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해 보라고 알려 준 게 5년 전이었다. 캐롤라이나 습지의 갑각류의 원고를 동봉하여 보냈다. 체이스는 카야가 조개의 학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모습에 호감을 갖게 된다. 키스로 접근하며 몸까지 갖으려고 해 카야가 발끈했다. 체이스에 대한 확신은 없었지만 함께 있으면 외롭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주변엔 늘 여자들이 많았다
카야와 체이스
카야의 생태계 그림 재능이 빛을 발하다
체이스와 놀러 갔고 카야를 책임지고 싶다고 했다. 결혼하면 좋은 집을 사주겠다고 청혼했다. 둘은 모텔에 갔고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카야는 지난번 해변에서 주은 조개로 목걸이를 만들어 선물했다. 목걸이는 죽기 전에도 차고 있었는데 사망 후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걸 가져갈 이유가 있는 사람은 카야뿐이라는 것이다. 카야는 빈종이에 그림만 그릴뿐 말이 없다. 카야의 자택이 샅샅이 수색됐고 경찰은 그곳에 목걸이는 찾지 못했다. 1969년에 테이트는 체이스와 카야의 모습을 보게 되고 말을 함부로 하는 체이스와 몸싸움까지 하게 된다. 밤에 집에 온 테이트에게 카야는 돌을 던지며 저지했다. 체이스에게 카야는 아깝다고 하자 돌아오지 않고 약속을 어긴 건 테이트라고 쏘아붙였다. 소식이 없었던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테이트는 카야가 이곳을 떠나 살 수 없음을 알았기에 포기했었다. 그러나 카야 없이는 무의미했고 몇 년을 후회했다며 사과했다. 이 근처에서 살 거라고 했으나 어떻게 할지 방법은 몰랐다.
카야에게 출판사에서 좋은 소식이 왔다. 체이스와 만나 같이 축하하려고 초대했으나 다른 여성이 약혼녀라며 인사했다. 카야는 체이스가 약혼한 사실을 숨기며 자신에게 청혼한 사실에 분노했고 숨었다. 뒤따라온 체이스는 카야의 집에 물건을 걷어차며 본심을 드러냈다. 숨어 지켜보던 카야는 바닷가로 달려가 소리 지르고 쓰러진다. 혼자 살아야 함을 깨닫게 되고 후에 습지 생태계 관련 책을 출간했다. 인세도 받아 밀린 세금을 내고 땅과 집을 샀다. 어느 날 오빠 조디가 군인이 되어 돌아왔다. 애슈빌 서점에 들렀다가 카야가 낸 책을 보고 찾아왔다고 했다. 조디는 카야를 찾고 싶었는데 여기 있을 줄 몰랐다며 반가워했다. 엄마는 백혈병으로 돌아가셨다고 했다. 조디는 가족 없이 살아온 카야에 대해 미안해했다. 시내 점프 아저씨 집에 갔다가 체이스를 만나게 된다. 카야의 손을 끌었으나 뿌리쳤다. 그 뒤 찾아온 체이스에게 약혼한 상태를 숨기고 자신에게 했던 행동들을 따졌다. 끝내고 싶다고 하자 카야의 빰을 때리고 억지로 옷을 벗긴다. 그래서 돌로 체이스를 내리치고 발로 걷어차며 도망갔다. 체이스는 물건을 부수고 깨트리고 집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카야는 10월 29일 아침에 출판사 사람을 만나기 위해 버스를 타게 된다. 카야는 10월 30일 아침에 편집장을 만났다. 10월 29일에 체이스가 죽었으니 카야의 알리바이는 확실했다.
법정에선 카야와 변호사 톰 밀턴
평생 습지 환경 전문가로 살게 된 카야
본인 카야의 증언이 확고하면 되는데 말이 없어 변호사도 답답하다. 카야는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에게 목숨을 구걸하고 싶지는 않아 결정대로 따르기로 했다. 카야와 체이스를 습지에서 본 목격자는 '죽여버릴 거야'라는 말도 들었다고 체이스 쪽 변호사는 말했다. 게다가 붉은 울 캡 섬유가 데님 재킷에 남아 있었고, 걸려있던 목걸이가 사라졌는데 가져간걸 카야로 지목했다. 하지만 밀턴 변호사는 카야가 버려진 아이였고 매도당했다고 변호했다.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로 카야를 공정하게 대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배심원 결정은 무죄로 결정되었다. 이후 카야는 테이트와 습지에 대해 함께 연구하며 사랑도 나누었다. 그 후에 카야는 테이트와 결혼하여 습지에서 생태계를 연구하며 책도 출간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카야는 깃털 하나만으로 어떤 새인지 알아차리고 어디서 서식하는 조개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습지 전문가가 된다. 그녀가 쓰고 그리는 글과 그림은 엄청난 유명세를 얻게 된다. 이제 몇십 년의 세월이 지나 노년 예순여섯의 카야는 편안하게 죽음을 맞았다. 유품을 정리하던 테이트는 문제의 목걸이를 카야의 일기장에서 발견하게 된다. 체이스를 죽인 사람은 카야였다. 테이트가 목걸이를 습지에 던지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카야는 엄마와 가족 모두가 자신을 버릴 때 끝까지 품어 주었던 습지와 백로의 깃털이 되었다. 조개껍데기이자 반딧불이 속에 남게 되었다.
노년의 카야와 테이트
<가재가 노래하는 곳> 영화는 델리아 오언스의 원작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2022년 제작되었다. 원작은 실화로 2018년 뉴욕 타임스에서 181주간이나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작품으로 유명하다. 영화는 넓은 습지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주어 저절로 힐링이 되었다. 내용은 처음부터 시체가 발견되어 사건의 전말을 찾아가며 긴박감을 주었지만 카야라는 등장인물의 일대기를 그린 로맨스에 가까웠다. 가재라는 제목에 끌려서 보게 되었는데 영화 속 습지의 아름다운 경치에 매료되었다. 크고 광활했던 습지의 모습과 새들이 날아오르던 모습은 경이로웠다. 그리고 성장해 나가는 소설답게 내용전개도 아주 좋았다. 그러나 오동진 영화 평론가는 자연의 풍광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 아름다움 안에 있는 속살은 상처받기 쉬우며 삶 자체가 얼마나 처절한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라고 전한다. 카야의 일대기를 보면서 한 여성으로서 힘겨운 삶 속에 사랑하고 상처받고 당당히 이겨나가는 모습과 자신의 삶을 굳건히 지켜가는 모습이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카야의 일기장에 있던 목걸이로 반전이 있었지만 당시 카야가 사형에 처해지지 않고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로 원작의 소설을 들었는데 언어의 묘사들이 아주 생동감 있고 섬세하고 감동적이어서 책으로 읽어보고 싶다. 영화의 내용도 좋았고 영상미와 전개도 완벽해 최고 수작으로 꼽을만하다. 이번주 책 리뷰를 올려야 하지만 이 영화를 빨리 전달해 주고 싶어서올리게 되었고, 감동적인 영화라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