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리뷰 - 작은 위로

도서출판 열림원 / 이해인 / 162page

by 신미영 sopia

아무 말없이

웃으며 다가오는 이들의

평온한 모습을 보고 나면 일상에도 잔잔한 평화가 스며들고 내게 주어진 시간들이 더욱 소중하게 여겨져서 옷깃을 여밉니다. 이해인 수녀님은 언제 어디서나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작은 위로>라는 제목의 시집을 내어 놓는다고 합니다.

시집 속에 새와 꽃과 물, 길과 집과 창,

꿈과 섬과 별의 이미지를 통해 일상생활의 모습을 표현한 마음의 노래이며 기도입니다. 살아갈수록 사랑은 조용히 깊어가지만

이를 표현한 말은 그리 많지도

길지도 않은 듯합니다.


하늘을

향한 기도의 말도

사람을 향한 기도의 말도

자꾸 짧아지고 단순해집니다.

때로는 너무 담백해서 싱겁기조차 한 시,

너무 짧아서 읽다가 만 것 같은 시, 이런 시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내보이는 것이 부끄럽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시를 쓰도록 재촉하는 숨은 힘은 사랑이기에 감히 독자들에게 한 권의 소박한 러브레터로 날려 보내는 용기를 지닙니다. 작은 위로에는 신작 시들 외에 시집이 아닌 산문집에만 인용했던 몇 편의 시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해인 수녀님 - 표현 못할 짧은 기도에서)




작은 위로

잔디밭에 쓰러진
분홍색 상사화를 보며
혼자서 울었어요
쓰러진 꽃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하늘을 봅니다
비에 젖은 꽃들도
위로해주시고요
아름다운 죄가 많아
가엾은 사람들도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보고 싶은 하느님
오늘은 하루 종일
꼼짝을 못 하겠으니
어서 저를
일으켜주십시오
지혜의 웃음으로
저를 적셔 주십시오



잎사귀 명상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사귀가 보인다
잎 가장자리 모양도
잎맥의 모양도
꽃보다 아름다운
시가 되어 살아온다

둥글게 길쭉하게
뾰족하게 넓적하게

내가 사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얼굴이
나무 위에서 웃고 있다

마주나기 잎 어긋나기 잎
돌려나기 잎 무리 지어나기잎

내가 사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운명이
삶의 나무 위에 무성하다



비가 전하는 말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이해인 수녀님의 <작은 위로>

시집에 담긴

세 편의 시입니다.

작은 위로가 필요하신 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시집을 꺼내 봅니다.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주변에 참 많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속히 끝나기를 지나가기를

하늘과 별과 바람에 기대어 봅니다.


다시 일으켜 주고

밝은 웃음도 되찾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우리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견디는 것이라고,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함께 하는 모든 분들이

수녀님께서 건네주는 따뜻한 마음을

그리고 위로를 건네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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