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황인수는 책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고 있으며, 책 읽기와 사람 만나기를 좋아한다. 신안 섬마을에서 태어났으며 사는 것과 배우는 것, 노는 것이 다르지 않다고 믿으며 산다. <쓸쓸한 밤의 다정한 안부> 책은 글이 많지 않고,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얼핏 보기에는 공간이 많아, 시집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시집은 아니고 저자의 그림 에세이 정도라고나 할까? 여백이 많아서 편하게 부담 없이 읽기 좋다. 캘리 그라피로 쓴 제목의 글씨가 정겹다. 쓸쓸한 밤에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따뜻한 안부를 물어 온다.더불어 독자들은 누군가에게 안부를 묻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고독을 통해야만 사람은 진정으로 홀로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저자는 책을 썼다고 한다. 혼자 있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을 채울 것을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외로움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우리는 내 안에 사는 따뜻함, 그 다정함을 만날 때 이웃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넬 수 있다. 실은 우리 안에 다정함이 살아 있고 사랑이 숨어 있다는 걸 아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가? 저자는 짧은 글과 그림을 모아 책을 만들었다고 했다. 오래 되새김질하던 마음속 생각을 모아놓고 보니, 멀리 떨어져 오랫동안 그리워하던 친구의 얼굴을 보는 것 같다. 이 책이 오래된 친구가 보낸 다정한 안부와 같은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쓸쓸한 맘의 다정한 안부>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저자는 각 장마다 좋은 음악 네 곡을 QR코드로 저장해 두었다. 책을 읽을 때 스마트 폰으로 들으면 '소리 나는 책'을 즐길 수 있다. 오래된 책꽂이도 창가의 화분도 고즈넉한 얼굴로 안부를 전해 온다. 저자는 글과 그림, 음악에 담긴 마음이 독자 마음에 가닿기를 바란다며 다정하게 소식을 전한다. 그래서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 같은 침묵 속에서 용기 내어 입을 열어 노래를 부르는 거다. 첫 음을 내기 시작하면 이어져 온 고요가 다칠 것 같아, 차마 시작을 못 하겠는 그런 기분이다. 그렇치만 잔뜩 부풀어 길을 찾는 쉼표들에게 바깥세상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수없이 입 안에서만 굴리던 가락 같은 글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삶이 온전히 자기 주도권 아래 있어야 한다고 여기는사람에게는 제 뜻대로 안 되는 일, 고통 문제들이제 삶이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그것을 배제하고외면하려 한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일부를 배제하고 외면하는 일이다. 기쁜 일도 내 삶이고힘든 일도 내 삶이다. 나보다 더 큰 존재를 받아들이는이에게는 삶이 훨씬 더 크고 심오한 신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