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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Apr 05. 2022

책 리뷰 - { 아프니까 청춘이다 }

샘 앤 파커스, 2010년 / 김난도 지음 / 318page

기억하라, 너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아프니까 청준이다> 이 책은 2010년 초판에 이어 2012년에 690쇄를 찍을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끈 도서이다. 당시 김난도 교수는 서울 대학교 학생들이 뽑은 최고 강의로, 수강신청도 가장 빨리 마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제목이 상당히 끌린다. 인생에서 가장 화려하지만 가장 어두운 시기인 아픈 청춘들의 마음을 대변했다고나 할까? 많은 청춘들이 힘겨워한다. 무언가 이뤄야 한다는 강박에 숨을 고르기 위해 멈춰 서는 것조차 불안해하며, 정작 자신의 무안한 가능성은 깨닫지 못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흔들리는 청춘들과 부대끼면서 이 어려운 시기를 버텨야 하는 아픈 그들을 따뜻한 말로 보듬어 주고 싶었다. 때로는 차가운 지성의 언어로 미처 그들이 하지 못한 생각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화려한 시기를 마음껏 즐겨야 하는 청춘들을 뜨거운 격려의 말로 응원해 주고 싶었다고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밝혔다. 공부든 취업이든 연애든 청춘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세밀하게 짚으면서 때로는 따뜻하게 위로하고 때론 엄하게 꾸짖어주고 싶은 심정도 토로했다. 이 책에 적힌 어느 한 줄이 청춘들의 이정표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말이다. 지금 힘들다면, 이 시대 청춘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 인생에 너무 늦었거나, 혹은 너무 이른 나이는 없다."


저자는 인생을 24시간에 비유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의 책상에는 건전지를 뺀 시계가 있는데 매년 18분씩을 옮겨 놓는다. 인간의 수명을 80으로 가정했을 때 24세는 아침 7시 12분이고, 60세는 저녁 6시이다. 이제는 수명이 더 늘어나 100세를 살고 있으니 시간이 앞당겨도 될 것이다. 당시 저자는 48세로 2시 24분을 가리켰다고 한다.  저자는 시간강사들의 고충을 적었다. 4대 보험도 없이 방학에는 결강이고 빠듯한 한 달 수입에 자살하는 시간 강사들을 보았다. 교수가 되기는 더욱 어렵다. 무작정 기다린다고 어떤 보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A가 대기업 연구소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하고 그럼에도 교수가 되려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바보 같은 결정이라고 했다. 되기 힘든 대학교수보다는 대기업 연구소가 훨씬 좋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열망의 힘은 세다. 세상의 잣대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열정과 보람을 기준으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 자는 끝내 이룰 것이라고 단언한다.


계절마다 꽃들이 피어나는데 그중에 가장 예쁘고 훌륭한 꽃은 존재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특색이 있고 나름대로 의미가 있어 피어나기 때문이다. 저자는 꽃도 그렇치만 우리들도 그렇다고 했다. 꽃은 저마다 피는 계절과 시기도 모두 다르다. 꽃들도 자신이 피어나는 시기를 알고 있는데 유독 사람은 빨리 피려고 애쓴다고 지적한다. 다른 사람이 승승장구하다고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언젠가 꽃을 피울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너무 일찍 출세하면 오만하거나 나태해지기 쉽다. 저자는 제자들에게도 일찍 출세하기보다 크게 성공하길 당부한다. 그러면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환갑이 넘을 때까지 최악을 핍박을 견디며 인동초라는 별명을 얻은 것을 소개했다. 하지만 그분을 이야기할 때 전직 대통령 혹은 노벨상 수상자로 언급함을 상기시켜 주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가느냐보다 어떤 꿈을 이룰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므로 빨리 신인상을 받는데 그칠 게 아니라 주연상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저자의 주장을 펼쳤다.



재테크보다는 인생의 경험을 비축하라


12년 전에 출간됐음에도 당시에 젊은이들에 대한 투자 열기를 소개했다. 근래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빚을 내서 주식투자를 하고 부동산 투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로 인해 서점에 가보면 20대를 위한 재테크 서적이 지천이다. 빨리 종잣돈을 만들고, 일찍 재테크를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기 위해 이런 상품이 좋고 저런 투자가 유망하다는 조언이 가득하다. 대학교에도 투자 동아리 혹은 부자 동아리가 인기가 좋다고 한다. 복리의 힘으로 1년이라도 일찍 시작하면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는 비법이다.  그러나 저자는 젊을 때는 종잣돈보다는 인생의 경험을 비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적은 돈으로 알량한 투자보다는 돈을 제법 벌 때 재테크를 시작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한다. 최고의 재테크는 자신의 가치를 높여 연봉을 받는 것이다. 저자는 젊은이들이 재테크를 시작하기보다는 꿈을 꾸라고 조언한다. 펀드가 아니라 자신의 역량에 투자하는 것이다. 진정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견뎌 보겠다는 각오를 차곡차곡 불입하며 '청춘의 적금'을 부으라고 말이다.


저자는 젊은이들에게 부족한 건 스펙이나 학점, 자격요건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성찰이라고 지적했다. 시간을 활용하는 태도나 무엇을 위해 스펙을 만들고 있는지에 고민해 보라고 조언한다. 체험만큼 인간을 성숙하게 하는 것은 없지만 여건 때문에 많은 경험을 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책을 읽고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성공과 실패담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건 간접체험을 가능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또 독서만큼 중요한 게 유익한 경험의 통로이다. 경험을 쌓았거나 통찰력을 갖춘 사람과 나누는 대화는 깨달음을 줄 것이다. 친구나 선배도 좋지만 좋은 멘토를 찾으라고 한다. 그리고 여행의 경험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도 좋다. 자주 여행을 떠나서 자신의 참모습을 찾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생에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목표와 방법론 그리고 실천이 중요하다. 목표가 없으면 무의미하며, 방법론이 옳지 않으면 비효율적이고, 실천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그래서 셋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스스로 돌아봐야 하며 이 삼각형의 중심점에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함을 확실하게 밝혔다.

그대에게 쓴 편지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싶어? 정말로 원한다면 해결은 생각보다 쉬워. 시점을 짧게 두는 게 포인트야. 그래 바로 오늘 해결하면 돼. 늘 오늘이 중요해.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뭐 이런 차원이 아니야. 그냥 오늘 첫 페달을 밟고 그걸로 만족하면 돼. 그런 오늘들이 무섭게 빠른 속도로 모이거든. 나태가 관성인 것처럼, 부지런함도 관성이 되거든.
늦게 자지 않고, 햇볕 아래서 많이 움직이고 걷고 뛰고, 꼭 한 시간은 색소폰 연습하고, 몇 글자라도 읽고, 3페이지 이상 글 쓰고......, 나는 잘 알거든, 이런 육체적인 것들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이 나태 속으로 빠지게 되는 걸, 이미 여러 번 경험했거든.
일, 나태를 즐기지만, 은근히 즐기고 있다면 대신 힘들다고 말하지 마.
이, 몸을 움직여. 운동하고, 사람을 만나고, 할 일을 해. 술 먹지 말고 일찍 자.
삼, 그것이 무엇이든 오늘 해. 지금 하지 않는다면, 그건 네가 아직도 나태를 즐기고 있다는 증거야. 그걸 거면 더 이상 칭얼대지 마.
사. 아무리 독한 슬픔과 슬럼프 속에서라도, 여전히 너는 너야. 조금 구겨졌다고 만원이 천원이 되겠어? 자학하지 마, 그 어떤 경우에도, 절, 대, 로.
그거 알아? 모든 것은 흘러. 지나고 나면 이번 일도 무덤덤해질 거야.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자네의 슬럼프는 좀 짧아지길 바라네. 86~87p



바닥은 생각보다 깊지 않다


저자는 행정고시에 떨어진 후 열심히 공부했다. 이듬해 1차 정도는 합격할 거라 예상했는데 또 떨어지고 말았다. 그것도 아주 큰 점수 차이로. 당시 엄청나게 상심이 컸다고 한다. 여자 친구와도 헤어져야 했고, 연기해왔던 군 입대도 해야 했다. 다음에는 합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상실하고, 과감하게 포기하겠다는 용기도 갖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저자는 포기하지 않았으며 대학원에 진학해 입대를 연기하고 다시 고시 준비에 전념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다음 해 시험에서 또 낙방했다. 그래서 저자는 그가 쥐고 있던 밧줄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어떤 이는 겨우 세 번 만에 포기했느냐고 비난할 수도 있다. 저자 자신도 ' 겨우 이 정도 실패에 좌절할 만큼 나는 나약한가?' 하는 자책을 했기 때문이다. 포기하는 것이 지속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그때 절감했다. 도전보다도 더 큰 용기를 가지고 이때 포기했었다. 고시를 때려치운 이후 두려워했던 것보다 사실 바닥은 깊지 않았다. 온몸이 부스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발목도 삐지 않았다. 오히려 석사 장교를 마친 후에  유학도 떠날 수 있었다. 그러니 추락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말고 무서워도 말라고 당부한다. 추락하는 것에 날개가 있으니 자신 있게 줄을 놓아 보라고 믿음의 날개를 펼치라고 권한다.



글은 힘이 세다


저자는 단 하나의 역량을 들라면 주저 없이 글쓰기 능력이라고 말한다. 흔희 글을 쓰는 것은 작가나 학자의 덕목이지, 본인 하고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이공계나 예술계 쪽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글과 멀어 보이는 전공자가 글을 잘 쓰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긴급 구호 활동가 한비야 씨가 좋은 예다. 그녀는 35세에 직장을 그만두고 7년간 세계 여행을 다녔다. 비행기를 거의 이용하지 않고 육로로 이동하며 오지를 찾아다녔다. 오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교감하며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한비야는 훌륭한 여행가다.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의 책을 내고 베스트셀러가 되어 돈을 벌고 유명하게 해 준데 이어 월드 비전의 구호 팀장도 맡게 되었다. 게다가 'YWCA 선정 지도자상'을 받았으며, 환경재단이 선정한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뽑히기도 했다. 한비야를 세상에 알리는 데는 책이 큰 몫을 했다. 자신을 가장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알리는 데 글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글을 잘 쓰려면 생각에 깊이가 있어야 하고, 논리와 구성이 탄탄해야 한다. 글을 잘 쓸 수 있으면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설득력 있게 자기를 표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전공을 하던지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역량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꽃 피울 시기가 분명 온다


청춘은 방황의 시기이다. 아직 갈 길이 확실치 않아 불안하고 두려운 시기이다. 그렇지만 거기에 희망이 공존하기도 한다. 어둡고 불안한 시기에 김난도 교수처럼 청춘들을 덜 방황하게 희망의 등대가 되어 준다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누구보다 젊은이들의 고민을 잘 아는 교수님들의 역할은 그래서 중요하다. 학과 공부를 떠나 인생의 선배로써 잘 이끌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석 교수님과 이어령 교수님께서도 젊은이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고자 노력하셨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책이 출간됐을 때에이 책을 읽은 청춘들이 다소 밝은 꿈을 꾸지 않았을까? 저자는 38편의 글과 4편의 편지에서 여러 상황에 맞는 진로의 안내와 비전을 제시한다. 길을 잃고 헤매던 청춘들이 한편 한편 교수님의 소중한 글들을 접하며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았을 것이다. 2002년도 마지막 날에 자신에게 쓴 편지에는 30대를 마감하는 날의 감회와 소비자학의 교육학자로서 해가 갈수록 성숙해짐을 느낀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읽은 책들과 경험으로 시야도 많이 넓어졌고, 학생들과의 관계도 유연해졌다고 한다. 사사로운  감정을 적는 이유는, 훗날 20대의 제자들에게 잊지 않고 들려주기 위해서라며 자신의 성장은 아직도 20여 년이 남아 있다고 했다. 마지막에 성인의 권리를 기대하는 열아홉의 기억과, 39살의 감정이 묘하게 오버랩된다고 밝혔다. 꽃도 피는 시기가 다르듯 우리도 각자 인생에서 꽃피는 시기가 다르다. 아직 꽃 피지 않았다면 희망을 가져보자.

https://youtu.be/kIzhp9 tBHk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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