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앤 파커스, 2010년 / 김난도 지음 / 318page
그대에게 쓴 편지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싶어? 정말로 원한다면 해결은 생각보다 쉬워. 시점을 짧게 두는 게 포인트야. 그래 바로 오늘 해결하면 돼. 늘 오늘이 중요해.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뭐 이런 차원이 아니야. 그냥 오늘 첫 페달을 밟고 그걸로 만족하면 돼. 그런 오늘들이 무섭게 빠른 속도로 모이거든. 나태가 관성인 것처럼, 부지런함도 관성이 되거든.
늦게 자지 않고, 햇볕 아래서 많이 움직이고 걷고 뛰고, 꼭 한 시간은 색소폰 연습하고, 몇 글자라도 읽고, 3페이지 이상 글 쓰고......, 나는 잘 알거든, 이런 육체적인 것들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이 나태 속으로 빠지게 되는 걸, 이미 여러 번 경험했거든.
일, 나태를 즐기지만, 은근히 즐기고 있다면 대신 힘들다고 말하지 마.
이, 몸을 움직여. 운동하고, 사람을 만나고, 할 일을 해. 술 먹지 말고 일찍 자.
삼, 그것이 무엇이든 오늘 해. 지금 하지 않는다면, 그건 네가 아직도 나태를 즐기고 있다는 증거야. 그걸 거면 더 이상 칭얼대지 마.
사. 아무리 독한 슬픔과 슬럼프 속에서라도, 여전히 너는 너야. 조금 구겨졌다고 만원이 천원이 되겠어? 자학하지 마, 그 어떤 경우에도, 절, 대, 로.
그거 알아? 모든 것은 흘러. 지나고 나면 이번 일도 무덤덤해질 거야.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자네의 슬럼프는 좀 짧아지길 바라네. 86~8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