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지 못하는 그늘

시-신미영

by 신미영 sopia

맑은 호수 닮은 아홉 살의 눈망울

독서 공부하러 와서 내미는 선물

선생님 이거요

수줍은 눈웃음 보내며

손에 쥐어 주는 성장 발육 사탕 두 개


아파트 베란다에 난초 화분

영양 부족 탓인지 시들해져서

발육 수액을 꼽아 주었던 날


어떻게 눈치를 챘을까

내 안 어딘가에도 자라지 못하는

그늘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래서 때로는

어린아이처럼 생떼를 쓰기도 하고

작은 돌부리에도 걸려 넘어져

가슴 아파한다는 것을


내게도 더 자라야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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