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랑대

시-신미영

by 신미영 sopia

시골 앞마당

가운데를 가르 지르는 긴 줄

노곤한 빨래 널려 있다

봄 햇살을 받아먹으며

자신을 비워내고 있는 중이다


빨래들이 잘 마르도록

바지랑대가 받치고 있다

행여 바람 불면 날아갈까

떨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 줄을

바치고 있는 바지랑대


아버지도 그러셨지

육 남매 아버지 바지랑대 매달려

올망졸망 삶을 성숙시킬 때

힘들게 받쳐 주시던 아버지


가족의 줄

단단히 움켜쥐고 계셨던

아버지 고통은 크신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