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부터 장애인 활동지원사 일을 시작했다. 장애인 활동자원사란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있어서 원활한 일상생활과 사회 활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가족처럼 돌보며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전문인력을 의미한다. 교육시간은 표준 과정이 이론 40시간과 현장실습 10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 신청은 장애인 활동지원 홈페이지가 아닌 각 교육기관으로 직접 신청을 해야 한다. 주로 하는 일들은 장애인 수급자의 가정 등을 방문하여 신체활동, 가사지원, 이동보조, 방문간호 및 목욕 등 생활전반적인 활동을 지원한다. 장애인 활동지원사는 2015년 활동보조 교육을 받았고 2018년에 실습도 받아 놓았다. 당시에 주변에 하고 계신 분들이 있어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교육을 받게 되었다. 지원사 교육기간에서 일정기관 교육과 실습을 통해 자격을 갖춘 다음에 활동 지원사 일을 시작할 수 있다.
활동지원사 일을 시작하기 전 보수 교육을 받았고 수급자와 장애인 자립 센터에 가서 등록을 하며 계약했다. 센터가 수급자의 집과 우리 집 중간에 있어서 다소 편하다. 그동안 돌보던 손주 둘은 이제 학원도 가고 스스로 할 수 있어 올해 2월까지 마무리하였다. 이제는 둘 다 크게 손을 빌리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다. 이후 한 달 정도는 허리 통증으로 힘듦과 휴식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4월에 장애인 활동 지원센터에 활동지원사 일을 시작하려고 신청해 놓았다. 그러나 이미 대상자가 현재 거의 돌봄을 받고 있어서 기존에 하고 있던 분들의 사정으로 공석이 생길 경우에 가능하다. 그런데 5월 중순에 지인으로부터 대상자를 소개받았다. 자신의 활동시간과 겹쳐서 안되니 나보고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했다. 처음엔 '이 일을 잘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조금 망설였다. 하지만 주변 지인들이 다소 어려움은 있지만 잘해 내고 있기에 용기를 내어 시작하게 되었다.
대청댐
활동 대상자 옥이
대상은 혜*학교 여학생이다. 학생 등하교 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고 대상이 학생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늘 있었다. 관리 대상자 옥이는 걷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어 다행이다. 그러나 지적장애 1급이기 때문에 돌발 행동을 일으킬 수 있어 조심스럽다. 갑자기 나를 잡아당기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동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학생이라서 행동은 차분한 편이다. 누구를 돌보던지 불편함은 감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걷고 말을 잘하는 아이일지라도 언제 어느 때 돌발행동을 할지 모르고 때문이다. 학교 가는 날 아침마다 성화동 학생 집으로 가서 돌봄 후에 차를 태워 학교 등교를 시켜 준다. 그리고 끝날 즈음에 가서 학생을 차에 태워 집으로 가고 돌봄을 하면 되는 일이다. 옥이 엄마는 남편과 이혼하고 기초생활 수급자로 살고 있다. 아직 48살이다. 남동생이 있고 두 자녀를 잘 키우고 있으며 생활력도 강하게 보인다.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가면 대부분 옥이 엄마가 기다리고 있다. 기초생활 수급자라서 일을 안 해도 정부 지원금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복지혜택이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일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게다가 돌발 행동을 언제 할지 모르는 장애 학생을 태우고 다녀야 하니 늘 긴장감을 갖게 된다. 옥이는 쌍꺼풀의 큰 눈이 엄마를 많이 닮았다. 언어는 2~3살 수준으로 20 단어 정도를 구사하는 듯하다. 말은 끊임없이 하고 있지만 반복적인 말이고 소통까지는 어렵다. 그래도 가끔 말은 알아듣는 듯하다. 요즘 교육청 소속의 언어지도 선생님이 매주 금요일 방문해서 옥이를 지도해 준다. 아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구사를 하지만 소통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옥이가 주로 하는 단어는 학교, 집, 엄마, 입술 등이다. 옥이 목에는 항상 손수건을 둘러져 있다. 특히 호흡기 질환이 약한 옥이를 위한 엄마의 관심과 배려이다. 올 3월에는 감기로 인해 한 달 정도 학교를 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옥이는 턱 아래쪽 중간을 검지 손가락으로 자주 문질러 아침엔 멀쩡하다가도 오후가 되면 검게 변한다. 게다가 엄지와 검지 양손을 깍지 끼고 계속해서 마주치는 습관이 있어 그곳도 피부가 약간 변해 있다.
천상의 낙원에서
하지 말라고 해도 그건 순간이었고 다시 반복해서 이상 행동을 한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나 빠보여 걱정이 되긴 하였다. 그리고 연필이나 볼펜등은 절대 주면 안 된다고 한다. 얼굴에 긋기 때문이다. 옥이 책가방엔 책이나 노트 필기구도 전혀 없다. 고작 학교에서 보내오는 통신문이다. 옥이가 주로 말하는 건 입술을 발라 달라고 하는데 발라 주지는 않아도 시늉은 해 줘야 한다. 안 그러면 계속 말하기 때문에 들어주는 것도 어느 때는 피로감이 오기도 한다. 옥이가 말을 할 때는 반복해서 말해 준다. 그리고 쉬운 노래도 들려준다. 요즘 옥이와 눈도 마주치고 이야기도 나누니 한결 부드러워졌다. 자주 마주 보고 아이를 더 알아가야겠다. 여리고 순수한 옥이를 불편하지 않고 안전하게 케어하는 게 임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옥이에 대한 이야기를 브런치에 자주 쓸지도 모르겠다. 같은 일상의 반복이지만 그 안에서 옥이의 행동이나 말등을 눈여겨보고 글감을 찾아보려 한다. 옥이가 더 밝은 세상으로 나아가도록 활동지원사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