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KBS 방송국 개국 79주년 기념 KBS 교양악단 초청 연주회가 6월 7일 19시 청주 예술의 전당에서 있었다. 남편과 함께 모처럼 무대를 만끽하고 음악으로 마음을 정화하고 힐링을 받았다. TV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실제 현장에서 연주를 생생하게 보고 들으니 확실히 울림이 크고 감동이 달랐다. 음악과 연주를 들으며 눈가가 촉촉해질 정도로 감동적이었고 가슴도 울컥했다. 이번 음악회를 가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현충일 날에 활동지원사로 옥이를 돌보게 되었다. 옥이네 집은 성화동 KBS 방송국의 근처이다.옥이와 시간도 보낼 겸 근처에 있는 방송국을 둘러보러 갔다. 옥이는 운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정신지체 1급이긴 해도 걷는 건 문제가 없어 돌봄이 있는 날은 옥이가 먼저 운동을 가자고 한다. 방송국을 가니 빨간 글씨 쉬는 날이라서 직원들도 출근하지 않아 차도 거의 없었다. 6월 7일 저녁에 예술의 전당 공연이 있음을 알았고 표를 나눠 준다고 해서 몇 장 얻어 왔다. 혹시 지인들이 가려나하고 알아보니 갑자기 얘기해서 그런지 갈 사람이 없어 아쉬웠다. 그래서 남편과 같이 가기로 했다. 성화동에서 돌봄을 마치고 늦어서 바로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초청 연주회를 보고 싶어서 저녁에 수영 레슨은 포기했다. 남편은 집에서 저녁을 먹고 이곳으로 오기로 했다.
청주 예술의 전당
예술의 전당 공연장에는 차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었고 로비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접수 번호표를 받고 의자에 앉아 순서가 오기를 기다리다 티켓을 받으려고 다시 줄을 섰다. 옆에 있는 분은 자신이 원하는 쪽의 자리를 요청해서 받았다. 먼저 자리 배치도를 봐 두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주는 대로 티켓을 받아보니 A 11열 3번과 4번이다. 한쪽으로 치우쳐 있긴 했지만 나쁘진 않은 듯해서 표를 받아 들고 남편을 기다렸다. 퇴근길 시간이라 차가 밀리는지 생각보다 늦었다. 한참을 기다려 통화를 해보니 주차장이 만석이라서 근처 성당에 주차하고 온다고 했다. 입장을 해야 한다는 확성기의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다급해졌다. 그래도 밀리는 퇴근길에 부지런히 달려온 남편을 보니 반가웠다. 서둘러 예술의 전당 안쪽으로 들어가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거의 만석인 듯했다. 관객들이 미리 착석을 하고 늦게 온 사람들이 자리에 앉을 무렵에 공연은 시작이 되었다. 오늘 사회를 맞은 청주 kbs 김진희 아나운서가 아이보리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멋진 음악회를 위해 사진 찍는 걸 삼가해 달라는 안내 멘트를 하였다. 그리고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께 감사 인사가 이어졌다. 개국 79주년을 맞아 퀄리티가 있는 음악회를 마련해 준 방송국에 감사의 마음과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프로그램 소개
세계의 파워 여성 지휘자 "여자경"
프로그램은 팸플릿부터 복잡하지 않고 단순 깔끔했다. 그리고 카메라도 어수선하지 않고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어 보기 좋았다. 프로그램을 보니 총 8곡 정도 연주와 노래로 구성되어 있다. 아마 앙코르가 이어지면 10곡은 충분히 넘으로 것으로 예상하였다. 처음 무대에서는 바이올린 수석 연주자가 인사를 드렸고 이어 여자경 지휘자가 입장을 했다. 대부분 남성 지휘자를 보다가 여성 지휘자를 보니 반가웠고 박수를 치며 열열이 환영했다. 까만 정장을 입고 짧은 컷을 한 50대쯤 보이는 당찬 여자경 지휘자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여자경 지휘자는 2008년 국제 지휘 콩코르 3위의 입상과 제55대 난파 지휘자의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단국대 음악대 교수, 프라임필하모니의 전임 지휘자, 강남 심포니오케스트라 제3대 예술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세계의 파워 여성 지휘자' 16인에 선정이 되었으며 이 시대 진정한 마에스트라로 꼽히고 있다. 여자경은 정통적인 현악기를 물론 관악기와 타악기까지 아우르는 60여 명의 악기 연주자들의 마음을 모으며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도록 이끄는 힘이 대단하게 생각을 했다. 게다가 지휘와 특히 손끝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혼신에 찬 지휘는 무대와 관객을 하나로 이어주며 감동스럽게 다가왔다. 작은 체구지만 그녀의 파워 넘치는 카리스마는 정말 대단했다.
지휘자 여자경
시작 첫곡 드보르작 카니발 서곡 작품 92번이 연주될 때 숨을 죽이고 음이 화합하여 크게 연주될 때는 함께 흥을 갖고 듣게 되었다. 이게 음악이 가진 위대한 힘임을 절감했다. 두 번째는 브랜드 최가 들려주는 색소폰 연주였다. 소리가 다른 두 개의 색소폰 악기를 자유자재로 연주하며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그의 천재성에 놀라워하며 힘찬 박수를 보냈다. 앙코르 곡으로 연주됐던 케니지의 Loving you는 귀에 익숙해서인지 더욱 감동으로 다가왔다.
연주자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많은 관객들과 일치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어 바리톤 이승왕의 굵직한 목소리가 좌중을 사로잡았고 그가 관객을 향해 요구했던 "올레"는 모두를 집중해서 하나로 모으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가 투우사의 모습으로 오른손을 들 때마다 관객은 큰소리로 "올레"를 외쳐 주었다. 무대에서 연주와 노래, 그리고 관객이 하나 되는 시간이었다. 다음으로 진한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나온 홍혜린은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표정 하나하나가 마치 연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노래를 하거나 끝나고 돌아설 때 하트처럼 파진 핑크 드레스의 뒷모습은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상큼하고 애교스러운 표정이나 모습들이 프로다운 면모를 그대로 드러냈다. 두 사람이 함께 노래를 할 때도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에 바라보는 우리도 사랑이 충만해짐을 느끼게 되었다. 최대한 빛이 없게 해서 급히 사진을 찍었다. 앙코르 한곡 더 부르고 두 사람은 안으로 사라졌다.
바리톤 이승왕과 소프라노 홍혜란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했던 행복한 밤
마지막은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8번 G장조, 작품 88번 연주로 끝이 났다. 그러나 아쉬운 관객들의 앙코르가 터지는 바람에 한곡을 더 선사하는 것으로 오늘의 음악회는 끝이 났다. 다시 앙코르가 이어지는 박수가 터져 나왔지만 지휘자는 다시 나와 인사를 마무리하고 들어가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좀 이른 8시 30분쯤 연주회는 모두 끝났다. 오늘의 전체 음악회는 깔끔하고 우아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음악회에서 감동과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데 크게 기여했다. 모처럼 울림이 컸던 음악회를 보고 클래식과 교양악단의 연주회에 대해서도 관심을 더욱 가져야겠다는 다짐하게 되었다. 우리는 질서를 지켜 침착하게 나와서 차로 이동했다. 차들이 주차장을 빠져나오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음악회에 온 사람들답게 차분하게 이동했다. 앞 차의 꽁무니를 따라 집으로 돌아오면서 남편에게 어디쯤이냐고 물으니 비슷했다. 거의 다 와서 보니 옆에 남편차가 있어 반가웠다. 우리는 시원한 맥주를 마시기로 해서 맥주와 닭가슴살을 사가기로 했다. 집 부근에 있는 홈플러스에 들려 필요한 것들을 사 왔다. 양상추와 야채, 그리고 닭가슴살을 넣어 샐러드를 만들어 맥주와 마셨다. 남편과 모처럼 음악회를 함께 갈 수 있어 행복했고 큰 울림과 감동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