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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그 언덕길

신미영

by 신미영 sopia

칠순의 노모를 뵙고

돌아오는 언덕길

해묵은 억새가

바람에 나부낀다


자식들에게

빨릴 대로 빨려서 퇴화해 버린

어머니 젖무덤 같은

세월의 훈장 달고서


마디 굳은 손을

가로저으며 저으며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더 지켜 주어야 한다고

속 빈 억새는

마른기침을 삼킨다


알을 품은 어미새처럼

꿋꿋하게 어린싹을 지켜 내는 모성


세월의 바람에

몸이 다 사그라질 때까지

새 순이 자신의 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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