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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투기사

1.1.5.1. 계약적 사고를 가진 트레이더

by SOR

1.1.5. 계약적 사고를 가진 트레이더

1) 신용의 물리화, 위험의 사회화

"1.1.1.3. 메소포타미아의 신용 거래"에서는 상업 대출이 일반적이었으며 이를 위해 물적, 인적 담보를 요구하였다.

"1.1.1.6. 보증인 제도"는 거래 당사자 외에 제3자의 책임 연대가 요구되었으며 이는 신용 위험을 공동체 단위로 분산시키는 구조였다.

"1.1.2. 함무라비 법전의 금융 조항"에서는 이자율, 변제기일, 채무불이행 시 절차 등이 구체적으로 명문화되었고, 특히 상업 대출의 책임 구조가 정교하게 되었다.


계약은 항상 담보화되어 있었고,

신용은 물리적·사회적 "실체 위에 얹힌" 구조적 제도였다.

신뢰는 도덕적 감정이 아니라 담보와 제도라는 구조로 대체되었다.



2) 구조화된 리스크 내재화

a. 손절매는 담보 설정이다.

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은 리스크를 빌리는 행위다. 이때 손절은 일종의 담보 설정이다.

트레이더는 손절을 통해 "이 이상 손실이 나면 내 계약은 자동 종료된다"는 구조를 명시하는 것이다.

마치 메소포타미아의 대출자가 "이 금액 이상 상환하지 못하면 내 토지를 넘긴다"고 명문화한 것처럼, 손절가는 트레이더의 '신용 한계선'이며, 담보 한도선이다.

따라서 손절 없는 트레이딩은 담보 없는 대출과 같고, 궁극적으로 파산을 향해 나아가는 구조적 결함 상태이다.

b. 포지션 사이징은 채무와 담보의 레버리지 조정이다.

담보는 리스크를 맡긴 대가이고, 포지션 사이징은 그 리스크에 베팅하는 정도이다.

계좌의 일정 비율만을 리스크에 노출시키는 원칙(R-multiple)은, 고대로 보면 '한 단위의 땅을 저당 잡히고 나머지는 유지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계좌 금액의 n%, ATR 기반 등의 리스크 관리 및 포지션 사이징은 모두 제한선 내에서의 계약 이행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3) 시스템 매매자는 자기 전략에 엄격한 '법'을 부여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시스템 매매자란 퀀트 트레이더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진입 및 청산 기준을 가진 매매 시스템을 운용하는 모든 투자자를 말한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계약에 따라 담보 회수, 손해 배상, 책임 전가가 명문화되어 있었고, 분쟁이 생기면 그 조항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트레이딩 시스템도 진입, 청산, 전환, 확대, 축소 등의 법적 조항을 갖춰야 하며, 예외 없이 그것을 따라야 한다.

즉, 시스템은 단순한 진입 신호의 집합이 아니라, '시장과의 계약문서'여야 한다.



4) 신용은 관계가 아니라 구조다.

신용은 내가 타인에게 어떤 인격을 보이는가가 아니라 어떤 구조적 위험 관리 시스템을 갖추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 극단적인 예시, "이타심이 충만하고 봉사도 많이 하는 '훌륭한 인격자'인 것과 대출 상환을 잘하는 것은 별개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인은 상대를 믿은 것이 아니라 제도와 담보 구조를 믿은 것이다. 트레이더도 자신의 심리, 실력, 시장 전망에 기대지 않고, 리스크 관리 시스템에 의지해야 한다.



결론

트레이더는 시장과 계약을 맺는 자다.

그 계약은 언제나 담보화된 구조적 조건을 수반한다.

시스템 없는 트레이더는 구조를 잃고 인간관계로만 신용을 맺으려는 자이며, 결국 배신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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