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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명상글쓰기를 시작해보자

타로카드로 글을 써 보기 

      

명상은 마음을 리셋하는 방법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은 쓰면 쓸수록 속도가 느려지고, 용량이 가득 채워진다. 그럴 때 수시로 리셋하고, 과거의 데이터를 삭제해야한다. 나의 하루를 신선한 에너지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도 명상과 같은 리셋과정이 필요하다.  


    


갑자기 화가 나거나 일이 제대로 손에 안 잡힐 때 저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숨을 고른다. 들이쉬고 내쉬고 숨을 천천히 쉬기만 해도 진정이 되고 머리가 맑아진다. 명상을 하기 위해서 일부러 조용한 곳에서 가부좌 자세를 하고 특별한 마음가짐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라고 흔히 생각한다. 그러나 잠깐만 시간을 내어 자신이 숨을 들이쉬는 것, 내쉬는 것만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은 고요해진다. 자신의 숨결을 따라가는 것이다. 숨쉬기만으로 고요해질 수 있다. 생각과 감정을 다스리는 심플한 방법이다.      


명상을 하는 데 있어서 타로카드를 활용해 볼 수 있다. 타로카드를 뽑고 가만히 들여다보거나 그 느낌을 글로 쓰는 것. 이 과정만으로도 내 안에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타로카드 명상 글쓰기라고 이름을 붙이고 싶다. 이 과정을 통해서 내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타로카드를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글쓰기다. 특별한 형식이 있는 것도 아니며, 대단한 글솜씨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타로카드를 활용하여 명상을 하며 내면의 힘을 키울 수 있는 타로명상글쓰기는 내면 성장을 돕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연말이 되니 마음에 불만족과 허탈함이 자리잡는 듯했다. 한 해 동안 열심히 살아왔는데 말이다. 열심히 뭔가를 하면서도 헛헛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뭘까? 이런 질문을 던지며 카드를 뽑아보았다. 타로카드를 뽑으면서 내 마음을 따라가본다. 


첫 번째 카드는 검3번카드이다. 빨강색 하트모양에 세 개의 칼이 꽂혀 있고, 뒷 배경은 비구름이 가득 낀 회색빛이다. 마음의 상처나 고통을 뜻하는 카드이다. 내가 생각하는 현재 상태가 드러난 듯해서 섬뜩한 기분도 든다. 가만히 카드의 그림을 바라보면서 이유를 생각해 본다. 결과에 대해 실망한 듯한 제 마음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사실 한 해 동안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글을 쓰느라 분주했다. 기업인, 정치인, 어르신 자서전 등을 썼다. 상담가도 아닌데 누군가의 인생을 깊이있게 듣고 생각하고 글로 쓰면서 피곤한 상황을 마주하기도 했죠. 머리가 아프기도 했어요. 한 권씩 책을 만들어낼 때마다 뿌듯함보다 소진되는 기분이 많이 들었다.     


두 번째 카드는 ‘황제’이다. 황제카드는 딱딱하고 가부장적인 남성의 이미지이다. 리더로서 책임감도 강하다. 내 일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으로 맡겨진 일을 잘 해내려고 하는 모습 같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 황제처럼 견고한 리더십을 지키려고 애쓴 것 같은데 그것이 조금 무겁게 여겨진 듯하다. 절대 내 것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까지도 드러난 것 같아 안쓰럽다. 황제의 모습이 조금은 불안해보인다. 자신의 자리를 잃을까봐 두려워하거나 뭔가를 빼앗길 것에 대한 걱정이 숨어있다.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써야 하는 글을 쓰면서 갑갑한 마음이 생겼다고나 할까. 어떻게 하면 좀더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글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태다.     


세 번째 카드는 시종 완즈 카드이다. 호기심과 열정이 가득한 사회초년생 같은 느낌을 주는 카드이다. 과감하게 행동으로 옮길 줄 아는 실행력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순수하고 철이 덜 든 이미지도 갖고 있다. 세 번째 시종완즈를 보면서 내 고민에 대한 나만의 답을 어느 정도 알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어떤 일을 지속하면서 전문성과 깊이가 쌓여 나가야 하는데 아직도 스스로를 초보자 수준이라는 생각하는 것이다. 딱히 내 분야에서 깊이가 있다고 느끼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다발적으로 하면서 나의 정체성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작가이면서 강사면서 책방주인이기도 하고 타로상담까지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강의 영역도 천차만별이다. 그림책, 글쓰기, 독서토론, 타로카드 등의 분야를 넘나들면서 강의를 하고 있다. 방송 사회자 역할도 하고, 프로그램 기획도 하고, 정산업무같은 서류작업도 한다. 좋게 말하면 “맡겨만 주십시오. 다 해 보겠습니다” 라고 자신감있게 얘기할 수 있지만 전문적인 분야는 바로 이것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 상태다.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면 다재다능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내 마음 속의 허전함, 공허함 등이 바로 이런 이유같다. 일을 하면서도 내 안에 만족감이 없는 이유.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이 뭘까 여전히 모르겠다. 타로카드를 뽑고 내면대화를 하듯이 내 고민에 대한 대답을 찾아나가는 글을 써 보니 조금 알 것 같다. 한 해의 삶에 흡족함이 없는 이유를 말이다. 여기에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 자신이 해석하고 의미를 찾아나갈 뿐이다.      


그러면 이런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하고 한 장을 뽑아본다. ‘킹컵’ 카드가 나왔다. 컵의 왕이라는 뜻의 카드이다.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바로 느낌과 영감대로 살아가라는 조언으로 들린다. 현실적인 필요나 책임감 등도 좋지만 영혼의 떨림대로 살아보라는 뜻 같다.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일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눈을 감고 편안한 상태에서 다시금 심호흡을 해본다. 가슴 가득 숨을 채운다. 갈비뼈 사이사이까지 새로운 숨이 채워진다. 그리고 숨을 내쉰다. 배가 쏙 들어갈 정도로 숨을 모두 내뱉는다. 다시 가슴 가득 복부까지 숨을 불어넣는다. 또다시 천천히 숨을 내뱉으면서 버리고 싶은 감정들을 뿜어낸다. 편안한 호흡을 이어나가면서 기분도 좋아진다. 나를 향해 친절하고 다정한 감정을 채워본다. 자연스러운 호흡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매 순간 나의 가능성을 발견해본다. 살아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일이기도 한다. 의식없이 숨쉬는 게 아니라 호흡을 하면서 내 온 몸이 살아 숨쉬는 것을 느껴본다.      


이 때 타로카드 이미지를 떠올려도 좋을 것이다. 머릿속을 텅 비우는 일반적인 명상법과는 다를 수 있다. 눈을 감고 마지막으로 뽑은 킹컵 이미지를 다시금 머릿속에 그려본다. 물 위에 떠 있는 편안한 상태가 느껴진다. 출렁거리는 물 위에 떠서 내 몸과 마음이 흘러가는 것 같기도 하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그리고 내일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매일 새롭게 채워지고 생성해나가는 과정을 겪는다. 뭔가 즐겁고 행복한 기운으로 내 마음을 채워나가는 것 같다.      


타로명상글쓰기는 특별히 누군가에게 배울 필요가 없다. 격식을 차릴 필요도 없고, 시간을 정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남 눈치볼 일도 없다. 형식에서 벗어나 마음가는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써 가는 것이다. 직관력을 키우며 자신의 선택을 신뢰하는 믿음도 생긴다. 고정된 관념에서 벗어나 삶의 무한성을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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