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소녀의 명랑쾌활 분투기

<오늘도 조이풀하게!>를 읽고

by 셀리나

나는 박산호 작가가 쓰는 일상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냥 스치고 지나갈 법한 소소한 이야기도 그녀가 스토리를 입혀 들려주면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그녀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릴리는 내 조카 같고 해피는 옆집 강아지 같은 감정이입에 빠질 때가 많다.(물론 나는 그들을 한 번도 직접 본적은 없다.) 심지어 어느날 해피와 꼭 닮은 시바견을 보았는데 “어머나 해피야!” 하고 아는 체를 할 뻔했다.^^;;


<오늘도 조이풀하게!>는 박산호 작가의 두 번째 소설이다. 페이스북에서 소개하자마자 바로 구입을 해놓고 ‘사인을 받아야지’ 했다가 어디 뒀는지 기억을 못해서 만나러 가는 길에 다시 1권을 구입하는 착한 독자(?) 노릇을 했다. 어쩌다보니 구입 후 거의 한 달이 지나 책을 읽게 됐는데 손에 들자마자 내려놓지를 못하고 순식간에 다 읽어 내려갔다. 책을 덮고 나서 ‘박산호 작가는 이제 진짜 이야기꾼이 되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조앤 바우어의 성장소설을 떠올렸다. 아니 16부작 미니시리즈 한 편을 본 것 같기도 했다. 그만큼 읽기 편하고 대중적이라는 뜻이다.(물론 이건 칭찬이다).


이 책은 미혼모인 엄마와 함께 엄마의 고향으로 이사 간 여고생 ‘조이’가 겪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아빠의 존재를 모르는 조이가 만난 흑인혼혈 소년 ‘김별'을 중심으로 둘을 둘러싼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서로를 끔찍하게 위하면서도 때로는 상처를 주는 조이와 엄마, 그리고 늘 상처받으며 살아온 ‘김별'과 그를 돌보는 삼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소외받고 외면당하는 이들의 아픔을 보여주면서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줄 것을 호소한다. 드러내놓고 말하진 않지만 독자들은 작가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조이와 그녀의 엄마 한정연은 일정 부분 박산호 작가와 딸 릴리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번역가 직업을 지닌 엄마, 씩씩하고 경쾌한 성품의 딸, 토닥토닥 모녀간에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이 박산호 작가의 일상 포스팅을 닮아 있다. 더 이상 상세한 내용을 쓰면 스포일러가 되므로 독자들의 선입견 없는 독서를 위해 여기서 멈춘다.


나는 클래식을 많이 읽고 자랐지만 30대 이후로는 순문학보다 좀 더 대중적인 이야기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열두 살 192센티>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 <만득이> 류의 성장소설을 즐겨 읽었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은 조이풀하게>를 읽으며 즐거웠고 이 이야기의 후속편을 이어나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 성장소설 작가 박산호의 탄생을 예감한다.


#박산호 #오늘도조이풀하게 #청소년성장소설

인생은 조이풀.jpg <오늘도 조이풀하게!> (박산호)


keyword
작가의 이전글블랙 아웃은 정말로 일어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