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것은 옷깃이 아니다

26년 1월 4일

by 글날 스케치MOON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은 나에게 스스럼없이 이런말을 쉽게 건낸다.

"오우 다리 진짜 튼실해."

"하체가 건강하니 좋겠네."

"그 다리는 어디서 살수 있는거야?"

"탐난다 종아리 근육. 나의 워너비인데"

저기 나 놀리는거지?

이제는 적당히 익숙해 질 나이도 되었건만 워낙 컴플렉스가 컸던 나에겐 아직도 이런말이 언짢고 불편하다.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이의 신체에 대해 지적하곤한다.

아름다움의 기준이 꼭 예뻐보여야만 기준점안으로 들어오는걸까.

왜 타인의 외모를 개인의, 현대인의 아름다움에 잣대를 맞추는 걸까.

그런 말이 내게 들려올 때마다 더 이상 할퀴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내 건강한 다리가 무슨 잘못을 했냐고, 내 신체를 괴롭히지 말라고 그만 하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내 다리는 보통의 여성들보다 길죽하지도 않고, 예쁘지 않고, 가늘지도 않으며, 종아리 알통이라 불리는 근육마저 큼지막하다.

어릴적부터 깊이 자리잡았던 컴플렉스는 내 수입의 상당금액을 성형외과 매출신장에도 기여했다.

허벅지 지방흡입, 종아리 신경차단술, 종아리/가자미근 보톡스, 종아리 지방분해주사까지 강남일대의 성형외과에서 여러번의 수술과 재수술, 그리고 각종 시술을 반복해봤으나 시간이 흐르고나면 나에게 돌아오는 건 빈지갑과 원래의 내 다리였다


내가 나의 신체를 사랑하는 방법은 이러하다.

현재의 건강을 잘 지켜주고, 앞으로도 꾸준하게 운동을 겸하여 미래의 나에게 지금의 나를 물려주는것, 그리고 60대, 70대, 80대 그 이상이 되어도 보행에 지장이 없게 계속 관리해 주는 것.

몇해 전 나의 엄마는 발목 인대에 문제가 생겨서 발목에 깁스를 하셨고, 그 한달여의 기간동안 엄마는 몸과 마음까지 몹시 힘들어 하시며 우을증까지 생기셨다.

아마도 발목 또는 다리가 아프던 적이 있거나 골절로 인해 다리에 깁스를 해봤던 사람은 보행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보행을 할때 얼마나 행복한지 크게 경험해봤을 것이다.


오늘도 나의 허벅지와 종아리에 뜨거운 무게추를 올리며 나의 에너지를 태우는데 공을 들였다.


마지막 유산소는 천국의 계단이다.

땀복을 추가로 더 입었다.

등골을 타고 땀 흐르는게 느껴지는걸 보니 몸에 열이 더해지는가보다.

두시간이 넘는 운동은 하체 골고루 자극되었고, 돌아오는 길에 내려온 계단에서 다리의 흔들림이 느껴졌다.

아, 오늘 운동이 제대로 되었구나.

흔들거리는 다리때문에 난간을 붙잡은 채 계단을 내려오는 나의 발걸음이 오히려 뿌듯하고 기쁘다.


앞으로도 나는 사람들의 부담스러운 시선과 따가운 말에 계속 아프고 불편하게 지낼것이다.

그래도 못생기고 튼튼하고 건강하고 강한 다리를 가지고 있는 내가 승자다.

오늘의 하체운동은 오늘밤 나를 깊게 잠도 재워줄테니...

내가 더 잘 살고 있는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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