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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로까 Jul 20. 2016

회의는 이제 그만!

말 대신 일

점심식사 후 2시부터 팀미팅을 하기로 했는데 2시10분이 되어서야 모두 모였다. 하지만 파를리가 어지럽다고 기숙사에서 쉬는 바람에 정작 중요한 안건은 다음날로 연기되었다.


한 주마다 끝내야 하는 과제가 있는데 하나를 끝내기 위해 읽어야 하는 글이 많아서 다들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목소리가 커졌다. 10개 과제 중 나는 5개를 끝냈지만 다들 한 두개도 못한 상황.


청소니 요리니 하는 육체노동의 책임이 없다면 모르지만 하루종일 부엌에만 있어야 하는 날도 있기에 모든 과제를 다 끝내는건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나는 그걸 알면서도 요령껏 하면 어느정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크게 목소리를 내지도 불평을 하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다들 못한다고만 하니 나로서는 할말이 없다.


그동안 난 너무 주어진 걸 아무 생각없이 그냥 받아들이기만 한 걸까. 아니면 모든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불평 없이 지내왔던 것일까. 이렇든 저렇든 못한다고, 시간이 없다고 불평하는시간에 하나라도 시작하면 다 할 수 있을텐데 다들 행동은 안하고 말만 많다. 이런 내 생각과 의견을 제대로 다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한국사람들과도 회의 중 의견이 안맞으면 언성이 높아지고 피곤한데 하물며 다른 문화권에 있었던 사람들이랑 의견을 조율하려니 꽤 큰 에너지가 소모된다. 외국어로 상대방 기분 상하지 않게 생각을 전달하는 것도 어렵고. 


하루 하루가 도전이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의견차이가 날 수 있으니 당당하게 내 의견을 표현하고 그에 대해 타인을 설득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그동안 참여해 왔던 여러 모임들을 통해 사람들과 부딪히는 일을 겪었던 경험 덕분에 많이 단단해졌으리라. 그래도 주절주절 말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건 아직도 고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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