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기가
갈대상자에 담겨
그의 어머니의 손에
들렸다
인적이 드문
한적한 시간에
남모르게
집을 나섰으리라
익숙했던
모든 냄새가
아기의 호흡에서
사라질 무렵
아기를 담은
갈대상자를
강가,
갈대 사이에
놓아두고선
어머니는
멀찍이 물러섰다
아기가
살해당하지 않도록
자신의 존재와
떨어뜨려 놓았다
다른 이의 자녀
모두를
살리려던 것이
아니었다
그저 제 자식 하나
살리고 싶을 뿐이었다
그 아기가
자신의 민족을
큰 고난에서
이끌어 낼 자가
되리라는
기대, 욕심
갖지 않았다
그저 제 눈에
한없이 빛나는
품 속 아기가
살아남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삶의 반조각에
성장한 자녀를
고이 감싸
살의가 가득한
질퍽한 땅
갈대 사이에
내려놓는다
내 눈에
하염없이
빛나는
이 아이가
살아남기만을
간절히
기도하며
자녀의 삶에서
조금씩
멀어진다
그를 담아 놓인
어미의 삶은
쉬이 버려질지라도
안에 담긴
자녀는
살리라
삶에
모두를
담을 수는 없으니
그렇다면
너여야 했다
내 품에
오롯이
껴안았던
너야말로
오롯한
너의 자아로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