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이 지난 후에도, 계속해서 뒤돌아보았다.
푸르름과 마름, 습기, 얼어붙음이 공존하는 가을의 끝자락이었다.
마땅히 거둘 것을 거두러 나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오기도 했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열매들을 추수하기도 했다.
가을장마에 무더기로 쓰러진, 알곡 가득히 맺은 벼가 안타까워
이제 쓰러지면 저 알곡들은 어쩌나,
속도 모르고 진땅에 닿아 싹이 틀 텐데 어쩌나...
탄식했다.
'때'라는 것은 내가 편하고 익숙할 때 오는 것이 아니라,
창조주의 명령에 따른 것임을 기억하는 가을이었다.
때로, 하나님께서 세우셨던 질서를
하나님의 현재 요구보다 더 지키려 하는 듯하였다.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처럼 억울해하며
주권자의 Hunger는 저버렸다.
내 안의 가능성은 곧, 순간적으로도
나의 주를 향해 열매 맺을 수 있을만한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곧 무너져버릴 성전을
부활하실 예슈아의 몸보다
더욱 귀히 여기고 말았다.
진실로,
회개하기에 좋은
가을이었다.
사진: Unsplash의Luca Bra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