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자매 Jan 20. 2020

치열한 리모델링과 그 후의 일상 10

홈파티 요리 무한 진화 중

요즘 우리는 꽤나 토실토실해졌다.

'헨젤과 그레텔'의 동화 속이었다면 지금 마녀는 우리를 잡아먹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무엇이 우리를 오동통하게 만들었을까.

짧은 질문에 순간 머릿속에 영화 필름처럼 수많은 모임들이 스쳐갔다.


그랬다. 12월부터 지금까지 입이 쉬었던 적이 거의 없었다(수다와 먹는 것을 포함하여).

작년에 집들이에 오지 못한 사람들의 집들이, 송년회, 1층 독서모임 사람들과의 요리모임까지.


그뿐인가. 지난주부터 동생은 제과 수업을, 나는 이탈리아 요리 수업까지 듣고 있다.


오늘 이 글을 쓴 목적은 그간의 홈파티 메뉴들을 종합 정리하고  내일부터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이어트에 돌입하기 위해서이다(?).


1) 동생 집들이

주메뉴는 독서모임 Y 씨에게 배운 라따뚜이와 부라타 치즈 샐러드. 그리고 훈제연어롤이었다. (이건 미리 해방식당에서 테이크아웃)


라따뚜이에 들어간 토마토소스는 어느 겨울날, 동생과 함께 새벽 두 시까지 느리게 저어가며 만든 것이다. 시중에 파는 토마토소스와는 달리 간이 심심했지만 라따뚜이를 해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라따뚜이(그릇은 지하 최측근한테 빌려옴)
올리브유로 간을 한 부라타치즈와 무지개 토마토 샐러드
먹어본 사람들이 다음날 훈제연어롤을 찾아 헤매게 만들었다

2) 독서모임 송년회

메뉴는 우동과 오뎅탕이었다. 엄마표 멸치가루만 쓰다가 이번엔 가쓰오부시 국물을 활용해 보았다.

여러 종류의 오뎅과 왕 소시지를 준비해 놓고, 독서모임 사람들과 모여 앉아 각자 느낌대로 꼬치에 오뎅을 꽂았다. 매번 느끼지만 오뎅 꽂는 건 정말 꿀잼이다.

저 꼬치들은 독서모임 주인장이 공수해왔다
내가 만든 오뎅꼬치. 뜨거운 국물에 들어갔다가 야한(?) 꼬치가 되었다
경주 석탑 스타일
회오리바람 스타일

3) 요리모임 2_만두 빚기

요리모임 멤버들은 에너지 발산이 필요하므로 1탄 김장에 이어 이번에도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선택해보았다.


만두소는 육즙 많은 고기만두, 김치만두(우리의 김장 김치 사용), 비건 스타일 담백 만두 세 가지였다. 만두 모양도 제각각. 그래서 좋았다.

수다 반, 만두 빚기 반
네 명이 함께 만드니 60개는 식은 죽 먹기였다
내가 만든 만두. 중국 샤오롱빠오 스타일로 만들어 보았다. 대신 저 꼬랑지는 익혔더니 밀가루맛만 났다.
동생이 만든 만두. 역시나 모양이 정갈하다.
만두를 찜기에 찌니 윤기가 좌르르르

4) 요리모임 3_똠양꿍과 오픈 반미 

Y 씨의 즉석 제안으로 시작된 태국 요리 만들기. 우리 집에 태국 요리에 필요한 각종 양념들이 다 있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똠양꿍 한 솥
오픈형 반미
아름다운 오픈 반미. 하지만 먹을 때는 토핑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짜잔.

5) 동생이 만든 당근 머핀

제과 수업에서 만들어 바리바리 싸가지고 왔다. 제주 구좌상회 당근케이크가 생각나는 맛이었다.

이렇게 정리하다 보니 지금 턱선이라도 남아있는 것이 오히려 감사하게 여겨진다.


다이어트하려면 딱 한 가지 '입단속'만 잘하면 된다던 법륜스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오늘 포스팅 종료.

작가의 이전글 치열한 리모델링과 그 후의 일상 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