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리에다 Jan 11. 2022

늘보의 꿈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부푼 마음을 안고 도착한 제주도.

몇 달 전 미리 예약해 둔 '늘보의 꿈'이라는 숙소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곳곳에 놓여있어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식탁 위에 가로로 널따랗게 나있는 창은 제주 풍경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숙소를 둘러보며 소품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던 현서가 말했다.

“엄마 나무늘보 그림도 있어, 그래서 늘보의 꿈인가 봐"


갑자기 궁금해져서 물었다.

"나무늘보가 뭔지 알아?"

현서가 말한다.

"응, 느린 동물"

올바른 정보를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어 네이버에 나무늘보를 검색한 후 이렇게 말했다.

"맞아, 세상에서 가장 느린 동물이라고 나오네, 하루에 18시간이나 잔데"


그 말을 하고 나니 숙소의 이름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늘보의 꿈'


한참을 바라보다 현서에게 물었다.

“늘보의 꿈이 무엇일까? 음.. 늘보에게 어떤 꿈이 있을까?"

현서가 이렇게 대답한다.

"빨리 달리는 거?"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엄마 생각은.. 내가 나무늘보라면.."

그냥 느린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는 곳으로 가고 싶을 것 같아. 그곳에서 편이 자고 쉬는 것이 꿈 아닐까?"


숙소 이름만으로도 즐거운 대화가 계속되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 꿈은 외부의 시선, 사회가 원하는 ‘성공’이라는 잣대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고 있는지…

그리고 정말 내 안에서 나오는 게 맞는지를...








작가의 이전글 일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