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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라 오드리 Jun 27. 2021

먹는 브런치 말고 쓰는 브런치

나는 왜 브런치에 글을 쓰려하는가

이유는 하나였다. 글을 잘 쓰고 싶다.

우연히 [작가의 명함 5기 모집]이라는 광고를 보고 덜컥 가입을 했다.

일주일에 3번 나를 위한 교육, 그리고 일주일에 8번 내 수입이 되는 교육. 

그렇게 일주일에 11번을 모니터를 바라보고 앉아있었다.


코로나 이후로 이제 집에서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든 유료, 무료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내 노트북은 쉴 새 없이 줌을 틀어댔다.

아이들은 매일 내게 "엄마 오늘은 줌 있어?"를 물으며 시간 체크를 했고 

나 또한 내가 호스트인지 게스트인지 아리송한 기분으로 수업을 들었다.

유유상종은 여기서도 비켜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나보다 더 무섭게 나의 취향을 존중해주며 알아서 정보를 물어다 줬다.

블로그도 힘든데 굳이 왜?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칭찬은 "잘 썼다~ "

나는 초등학교 5학년에 홀로 서울로 유학을 왔다.  부모님의 따뜻한 울안에서 세상 물정 모르고 귀하게만 커서 내게 서울은 너무나 가혹했다. 들어보지도 못한 시골 촌구석에서 상경한 내 모습이 얼마나 우스웠을까? 그래도 시골 아이들 사이에서는 뽀얀 피부를 자랑했건만 여기는 그냥 평범한 아이였다. 우연히 내게 곁을 줬던 친구를 따라서 서점에 갔다. 친구가 한 권을 골라 계산을 했는데 그 책은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이었다. 우리 집 서재에도 꽂혀있던 그 책. 친구가 읽고 난 후 나도 잠시 빌려 읽을 수 있었고 그때부터 외로운 내게 유일한 친구는 책이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시를 몇 편 썼더니 선생님의 관심을 살 수 있었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중학교 첫 담임도 국어담당이셨다. 


어린 시절 나의 유학은 쌔드 앤딩이다.

홀로 견디다 못해 결국 중학교 3학년에 다시 전학을 갔고 내 학창 시절은 뿌연 안갯속에 사라지고 말았다. 지금도 난 내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건 저 멀리 기억의 저편으로 묻어둔다. 신기하게도 정말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때 친구들, 내게 잘해줬던 사람들, 장소들... 어쨌든 힘든 그 시기를 버텨낸 내게 남은 선물은 글쓰기였다. 근사한 책 한 권도 출판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소소하게 글을 써서 상품도 받고 아직까지 상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조금 더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내 마음 깊은 곳에 뙤리를 틀고 있었나 보다. 나도 모르는 새.


나도 작가의 명함을 갖고 싶다.

그냥 글만 조금 잘 쓰고 싶었는데 쓰다 보니 브런치가 욕심이 났다. 해볼까? 내 이야기를 쓴다는 건 조금 부끄럽고 쑥스럽지만 나도 브런치의 축하를 받고 싶었다. 그래서 도전했다. 함께 도전하는 동기들의 응원을 발판 삼아 내친김에 브런치까지! 


간절함이 통했다.

첫 번째 도전은 사실 연습이었다. 자기소개와 활동계획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어떤 글인지. 막연하게 그저 쓰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 뿐 어떤 글을 어떻게 쓰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글감은 어느 날 문득 해 질 녘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떠오르는 무언가. 뜬금없이 떠오르는 기억들. 그 사이에서 탄생하는 이야기들이지 않나? 역시나 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미끄러졌다. 

두 번째 도전은 간절했다. 꼭 축하 메일을 받고 싶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어떤 글인지 내내 생각해보았다. 구체적으로 적어보고 그 시작을 여기서 하고 싶다고 애걸? 했다. 간절함이 통했다. 3일 후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답이 왔다.



왜 브런치에 글을 쓰려하는가?

블로그나 브런치에 열심인 사람들이 모인 작가의 방에 누군가 진지하게 물었다. 왜 브런치에 글을 쓰나요? 글쓰기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인 그 공간에 내 조그만 자리도 하나 갖고 싶었다. 홀로 운전대를 잡고 지는 해를 보며 문득 떠오른 멋진 문장 하나, 그냥 나만 갖고 있기에는 아쉬운 작은 추억 한 조각을 나누고 싶다.  아주 특별하고 화려한 이야기들이 아닌 소소한 사람들이 하는 그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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