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 나왔습니다.
반가운 순대들이 나에게 인사를 한다. 식집사님 그동안 실습 나가느라 고생 많으셨죠? 저희가 참 더디게 자라고 40일을 넘겨 발아한 것도 있지만 아직까지 이상무 조금씩 자라고 있어요. 도레미파솔라 7개의 지피팔렛이 나에게 안부를 물어봐 준다.
그로토에서 내가 보인 집착은 거의 탑을 찍을 텐데 무관심은 애초에 힘들었던지 아니면 까다로운 나에게 딱 맞는 식물일지도 모르겠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 보고 해가 조금이라도 비쳐주면 자리마다 이동해 주는 정성도 보였다. 처음엔 이렇게 할 일인가 싶었지만 보면 볼수록 귀엽고 눈이 호강된다. 이 맛에 식물을 키우는 거 아닌가 싶다.
초록초록 이제는 연두가 아닌 찐한 초록을 보여주는 라벤더들 하나같이 똑같은 모양이 없고 성장 속도 역시 비슷한 것들이 없다. 지금이야 뭔가 비슷해 보이지만 발아속도나 키, 모양이 달라서 정말 라벤더인가 어쩔 때는 바질 아냐 할 정도였다.
1차 씨앗 중에서 발아했는데 정말 더디 자라서 지금도 키가 제일 작은 땅땅 보다. 키에 비해서 잎은 얼마나 많이 다닥다닥 이은 지 자세히 보면 페페 아냐?? 자구인가 싶을 정도로 세세하게 많은데 사진에 표현이 안되었다.
제일 키가 큰 순대는 똑바로 늘려서 잰다면 반올림해서 거의 5센티라고 말하고 싶다. 지피팔렛 아래로도
하얀 수염이 미세하게 보인다. 나에게 분갈이할 기회를 줄 정도로 순항 중인 순대들이 버글버글하다고 자랑해 보련다.
안녕.
그동안 더위와 싸우고 비가 내리는 힘겨운 계절에 고생 많았다. 올 가을 쑥쑥 자라 보자.
TIP 요즘은 씨앗을 땅속이나 화분에 직접 심지 않고도 지피펠렛을 물에 불려서 그 속에 씨앗을 쏙 넣고 싹을 틔워 어느 정도 자란 다음에 옮겨 심는다. 발아율도 높고 자라는 것도 볼 수 있어서 기쁨이 두 배이다. 쿠팡에도 팔고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키워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피팔렛이 마치 순대 같아서 붙여준 별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