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살 살고 싶다는 필명처럼 그렇게 살자 다짐을 하고 지내기로 한 결심은 작심 한 달을 넘기지 못했다. 급행열차처럼 중간에 멈추는 역들은 일들이 더해질 뿐 덜어지지 않았다. 팔자려니 생각하는 게 어쩌면 더 쉽게 받아들이기 편할지도 모른다. 달라진 거라면 아프기 직전에 집에 나뒹구는 영양제를 한 움큼 집어삼키면 그만이다.
바쁜 일들이 지나 쉼이 오면 다른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과 글을 써야 한다는 욕망은 가득하지만 오히려 글 쓰는 앱들을 하나씩 차례로 지워버렸다. 시간이 지나자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 잘하고 싶다는 말들은 변명이 되었다. 글쓰기 3년 차 조금은 성장한 거 같은데 그것으론 위로와 변명의 시간을 채울 수 없다. 꾸역꾸역 외면해 버린 시간들 중 잘하려면 읽어야 된다는 믿음으로 책만 붙잡고 있자 주위에서 이제는 써야 한다고 조언해 주었다.
사실 뭐든 해봐야 실력이 느는데 목표 설정이 없는 배는 나아갈 수 없는걸 1년간 바람에 따라 떠돌아 보니 시간만 보낸 건 아닌지 후회도 밀려오고 게을러서 그랬군 평가의 시간이 되었다. 자주적이지 못 한 사람은 일을 벌여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인지 고민을 거듭하고 찬 바람까지 불어오니 마음은 왜 이리도 조급하고 불안한 걸까 나만 그런 건 아니지 두리번거려 본다.
잘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다음생을 기약할지 모르겠다는 헛웃음이 나온다. 올 초 다짐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강의를 3번 한다고 했는데 시간이 없으니 이제야 말로 제안서를 작성해야 할 때가 왔다. 그간에 더한 사람들도 한다는 다독임 덕분에 눈 질끈 감고 제안서를 보냈다. 초초한 시간들이 지나 제한했던 강의 중에 2건이 선택받아 진행하기로 했다. 이제야 정말 다시 연료를 채워서 하고 싶은 일들에 돌진하면 된다.
삶이 힘들 때마다 글 쓰며 다음을 준비하라 단내 다도록 말씀해 준 작가들 덕분에 더 잘하고 싶다는 거짓말을 끝내려고 한다. 3년 전 브런치 작가 도전자는 그 계절을 느끼며 그동안 밀렸던 글을 다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