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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로소로 Apr 21. 2023

내 친구 '이다'

100편 발행 축하해




글쓰기 작가 모임을 시작하면서 200명의 작가친구들이 생겼다. 그중에서 유난히(착각인가?) 나를 예뻐해 주는 작가님이 있다. 사실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어느 부분에서 나를 이뻐하는 걸까? 다른 작가님들이랑 똑같이 대답해 주고 호응해 줬는데 유독 티 나게 이뻐해 주는 건 뭘까? 부럽다고 저도 예뻐해 주세요 이다 작가님 이런 말들도 나온다. 내가 살면서 이런 관심을 받아 본 적이 없어서 살짝 무섭기도 했다. 

이다 작가님은 본인의 멈출 수 없는 수다를 내가 받아 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러나 나 역시도 말을 멈출 수 없는 사람이다. (솔직히 멈추고 싶다)



어쩌면 직업병일지도 하루종일 앞만 보고 묵언수행을 하고 있는데 어디서 떠들어댈까 남의 말만 듣고 있는 현실은 나도 말하고 싶다 떠들고 싶어라 고요 속에 외침일지도 모르겠다. 오죽하면 카페에 음악도 재즈 아니면 팝송이다. 수십 번 반복해도 질리지가 않는데 비슷한 음색 반복되는 패턴에도 난 다 알아들을 수 없고 그냥 느낌적 느낌으로 중간중간 둠칫 할 뿐이다. 




작가님 방에 가끔 이벤트가 열린다. 기분이 좋을 때 날려주는 선착순 커피쿠폰 공모전 당선되었을 때 날리는 쿠폰 등등 이유는 만들 뿐 그냥 행복쿠폰이다. 그중에 단연 날리고 싶은 커피쿠폰은 공모전 당선 or 100편 발행 커피쿠폰이다. 말이 쉽지 100편을 발행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해 작가님 뒤로 두 번째 100편 발행 주자는 누구일까 성실한 작가 나오라 오버!!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간다. 



즐거운 일이 있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이다 작가님과 또 몇몇 작가님들이 한동안 못 한 말들을 쏟아 내고 톡방은 또 터졌다. 벽 타기는 이미 물 건너갔고 작가들은 수다 어쩔 거야... 까르르 좋아한다. 



... 님이 나갔습니다.



... 님이 나갔습니다.


... 님이 나갔습니다.



그렇게 3명의 작가님들이 나갔고 이다 작가님은 조용해졌다. 말을 안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하던 가닥이 있는데 한순간 벙어리가 될 수는 없었다. 나 역시 여러 가지 일들이 겹쳐서 카페일은 뒷전이고 토론과제 서평 쓰기 공모전 안 하던 새벽수영까지 하면서 병든 닭이 되었다. 점점 톡방은 조용해졌고 간혈적으로 하는 말들 속에 반응이 미온적이면 아 또 말실수했구나... ㅋㅋㅋ 이거 잘 못 쓴 거 아냐 걱정산으로 올라갔다. 사람이 나이 들 수록 무거워야 하는데 가볍기가 습자지 같아서야 자중하자 자중하자 곱씹으면서 살고 있었다.( 나름 그랬습니다만)



제발, 나대지 말자는 글을 올리자마자 이다 작가님은 급발진 폭주했다! 그날 나눈 톡은 정말 수다였고 저녁까지 이어지다 각자 맥주타임과 고기사진으로 도배가 되었다. 뭔가 좋으면서 또 나가는 거 아니야 걱정을 했지만 나갈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폭주한 이다 작가님은 그다음 날 파티를 준비하셨다. 100편 발행 파티였다. 항상 기발하고 엉뚱해서 무슨 파티인가 진짜 파티인가 영상을 올리려나 조마조마했다. (슬립 입고 춤도 추실 수 있는 분이다 ㅎㅎ)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100편 발행 파티에 참석하라는 공고를 띄웠다. 하루에 3편을 발행하고 파티가 열렸다. 그녀답게 즐거운 음악도 함께 글 속에 담겨있었다. 우리는 만날 수 없지만 같은 시간에 똑같은 마음을 느끼고 행복해했다. 




이다 작가님 소통 방법은 감히 범접할 수가 없다. 작가님들 글을 다 읽고 댓글을 써주고 본인 글에도 정성을 다해 댓글을 써준다. 책도 많이 보고 한 가지에 꽂히면 푹 빠져서 공부하는 스타일인걸 알았다. 무엇보다 수많은 말들 속에서 따스함이 있다. 다른 작가님들이 좋아하는 이유이다. 질투가 나냐고? 감히 그럴 수 없다고 본다 사랑은 사랑을 알아보니까 애정을 쏟는 그 모습에 작가들이 안 좋아할 수 없으므로 질투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가끔 진짜 친구처럼 장난도 걸어주시는데 약간의 나이 차이가 있어서 내가 이렇게 까불어도 되나 급 졸아서 후회하기도 하지만 뭐가 문제여~~~ 댓츠 오케이 날려주는 이다 작가님이 고마울 뿐이다. 

우리 작가방에 비타민 같은 존재 기발한 생각둥이 이다 작가님 100편 발행을 축하하며 나머지 작가를 대신해진심을 다해 편지를 남깁니다. 앞으로 수다는 계속 쭉 날려주세요!



친구 '이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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